모든 포유류의 DNA는 최근의 환경은 물론 옛 고대 환경을 기술한다. 낙타의 DNA는 한때 바다에 있었지만 그곳을 떠나온 지 약 3억 년이 되었다.

최근의 지질학적 역사는 사막에서 자신이 속한 신체가 먼지에 견디고 물을 아끼도록 프로그래밍했다. 사막의 바람이 환상적으로 조각한 모래언덕처럼, 바다의 파도가 깎은 바위처럼, 지금의 낙타가 되기 위해 낙타의 DNA는 고대 사막에 생존하면서 만들어졌고, 태고의 바다에서 만들어졌다.

낙타의 DNA는-그 언어를 이해할 수만 있다면- 낙타 조상이 살았던 변화하는 낙타 세계를 우리에게 얘기해 주고 있다.

언어를 읽을 수 있다면 참치와 불가사리의 DNA에 ‘바다’가 쓰여 있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두더지와 지렁이의 DNA에는 ‘땅속’이 적혀 있을 것이다.

상어와 치타의 DNA에는 ‘사냥’, 그리고 바다와 육지에 대한 메시지가 각각 담겨 있을 것이다. 원숭이와 치타의 DNA에는 모두 ‘우유’가 들어 있을 것이다. 원숭이와 나무늘보 DNA에는 ‘나무’가 있을 것이다.

고래와 듀공의 DNA에는 매우 오래된 바다, 오래된 육지 그리고 최근의 바다가 혼합된 복잡한 고대 세계의 이야기가 드러날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무지개를 풀며’ 중,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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