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잊고 싶고, 잊고 살다가도 현충일 무렵이면 새롭게 떠오르는 한 많은 과거에 소리 없이 통곡하는 유자녀들을 아시나요.

꽃다운 나이에 6·25전쟁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태어난 유자녀들.

아버지는 전사하고 어머니는 재혼하고,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오갈데 없어 어린 나이에 삼촌 밑에서 자라면서 사촌 동생들을 업어 키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소에게 여물을 먹이며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해 한글조차 모르는 까막눈으로 살아왔습니다.

대다수의 유자녀들은 하나같이 아버지 없는 ‘호로자식’이라는 오명 속에서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안타깝고도 기구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고통 속에서 참으로 힘겹게 살아왔지만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고생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버지를 나라에 바친 국가유공자의 자녀이건만, 시민들의 무관심속에 안타까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우리 아버지들은 누구를 위해서 목숨을 바쳤습니까.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30대 젊은 나이에 젖먹이 어린 자식을 남겨두고 전쟁통에 소중한 목숨을 버려야 했을까요.

그러나 우리 유자녀들은 살아온 힘든 일들을 접어두고 6·25전쟁에서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튼튼한 안보 속에서 더 힘 있게 통일을 향해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정부 노력과 통일을 향한 구상에 커다란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슴에 맺힌 한이 조금이나마 풀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통일의 그날까지 함께 힘을 보태겠습니다.

충북 제천시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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