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독호민’을 집중해서 보는 초등학생들의 모습. 쉽고 재밌는 웹드라마 형식으로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다.
 

광주광역시 운암동과 신창동 사이를 잇는 산동교. 광주의 유일한 6·25전적지인 산동교를 바라보는 광주지방보훈청 복지과 이혁 주무관의 얼굴에는 미소가 서린다. 그가 기획한 광주 지역의 독립·호국·민주 핵심 사건들을 엮은 웹툰과 웹드라마 등이 지역에 화제를 낳으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만든 이야기는 1929년 학생독립운동, 1950년 산동교 전투, 1980년 5·18민주항쟁을 중심에 두고 ‘보훈’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각 시대의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오가며 역사를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서 보훈을 자주 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우리’와 같은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는 데 보훈역사만한 가르침이 또 있을까요. 게다가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내고장에 관련된 이야기라면 보다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웹툰 ‘종이꽃 : 기억할게요’는 지난해 네이버 도전만화에 5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연재됐다. 총 10회차 분량의 웹툰에는 댓글로 “웹툰으로 알아가는 보훈상식 흥미진진하네요” “아이들에게 많이 보여줘야겠어요. 다음화가 기대됩니다” 등의 반응들이 뜨겁게 쏟아졌다.

이 주무관은 내친 김에 같은 내용의 웹드라마 ‘독호민’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고, 지역 민영방송kbc가 이를 받아 송출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웹툰과 웹드라마는 지금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돼 있어 계속해서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다.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진행한 팀원들도 열띤 반응에 신이 났다.

“그동안 보훈역사를 알리기 위한 행사는 많았지만 웹툰은 새로운 시도였죠. 지난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준비했던 행사도 거의 취소되는 분위기 속에 웹툰을 기획했던 것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교육자료가 부족하던 차에 교육적인 웹툰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에게도 희소식이 됐습니다. 웹드라마도 마찬가지고요.”

열띤 호응에 힘 입어 웹툰은 만화책 ‘광주 독·호·민’으로 제작됐다. 이 책은 광주보훈청과 광주시교육청 협업으로 광주지역의 154개 초등학교와 공공도서관으로 배포됐다. 웹드라마 역시 반응이 좋다. 지난해 광주지역 44개 학교에서 ‘독호민’ 웹드라마를 보훈역사교육 콘텐츠로 활용했다.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만화책을 비롯해 보훈인물과 현충시설 모형을 만드는 ‘보훈DIY키트’, 현충시설과 전적비 그림에 색을 칠하는 컬러링북 등 다양한 보훈역사교육 교재들이 잇달아 개발됐고, 이 교재는 올해도 교육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느 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광주 독·호·민’ 책을 봤다며 자랑을 하더라고요.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6·25전적지인 산동교를 찾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기념사진을 찍자고 옷소매를 이끌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보훈역사를 알리는 일에서 국가유공자의 곁에서 복지를 실천하는 일을 맡아 국가유공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여러 국가유공자들을 만나보면 잘 사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렵게 사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모두 최선을 다해 살아오신 대단한 분들이라는 감동을 받습니다. 모든 보훈가족들이 스스로를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더 큰 자부심을 느끼실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보훈가족의 자부심을 지키며 현장의 복지를 챙기는 그와는 별도로, 그가 동료들과 함께 기획한 작품들은 오늘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든든한 이야기’가 돼 조용히 교육현장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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