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시골에서 어울려 살고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다 다시 시골로 오니 사람들이 훨씬 가까워졌다. 집집의 살림 사는 소리가 돌담을 넘어온다. 아울러 인심도 넘어온다. 물론 나도 인심을 살 일도 절로 생각하게 된다. 구순의 할머니는 내일 아침에도 나보다 일찍 일어나셔서 무화과나무 아래서 풀을 뽑거나 호박잎과 콩잎을 따거나 흰 꽃이 지고 있는 깨밭에 나와 계실 것이다. 그러면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문태준 시인, ‘중앙일보’ 칼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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