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독립운동가들을 그린 윤석남 화백의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전시회가 열린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의 전시관 모습.

올해 초 서울 삼청동 학고재에서 윤석남 화백의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전시회가 열렸다.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 전시회는 미술계는 물론 보훈가족 등 많은 사람들이 찾아 여성의 독립운동 참여와 기여에 대한 재조명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 전시회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평가가 소홀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소환했다. 김마리아, 강주룡, 권기옥,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 선생이 시대를 거슬러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성독립운동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서훈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현재까지 정부가 인정한 독립유공자 1만6,685명 중 여성은 526명으로 3.15% 수준에 그친다. 이 중 40%가 문재인 정부 들어 뒤늦게 독립운동가로 인정됐다. 이는 국가보훈처가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정리해 그들의 공훈을 인정하기 위한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뤄낸 성과이다.

여성계에서는 “이제까지 지난 100년간 우리 사회는 남성독립운동가 위주로 발굴과 포상, 선양이 이뤄져 왔다. 그런 차별적 흐름을 깨기 위해서라도 여성독립운동에 대한 특별한 조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인식 전환을 요구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20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남편 못지않게 활발한 활동을 했음에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은 그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도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렇게 이뤄낸 성과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움직여 여성독립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노력과 국가보훈처의 발굴과 서훈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으로 이어졌다.

한일문화연구소 이윤옥 소장은 “조선의 독립운동은 1895년부터 시작됐다. 국운이 기우는 것을 감지한 혁신 유림들이 만주 서간도로 이주를 했고, 이후 서간도는 신흥무관학교를 비롯해 독립운동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시작부터 끝까지 여성들이 함께 했다”면서 “하지만 남성독립지사들이 이름을 올리는 동안 수많은 여성들은 이름 없는 들꽃처럼 역사의 무대에서 져 버리고 말았다. 그분들의 이름을 당당히 다시 불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앞으로도 학계, 여성계 등과 함께 여성독립운동가의 활동과 성과를 적극 발굴하고 포상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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