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테레즈의 초상’, 1937, 캔버스에 유화.

눈, 코, 입이 분리되고 해체된 얼굴과 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과 함께 시작된 입체주의는 서양미술 400년의 전통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며 회화 역사의 대혁명으로 기록됐다. 20세기 미술은 피카소에 의해 시작됐고, 피카소의 세기이자 피카소를 위한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양미술사의 독보적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의 탄생 140주년을 맞아 ‘피카소, 신화 속으로(피카소, 인투 더 미스)’라는 주제로 피카소 회고전이 8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 소장의 걸작 110여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피카소 진품 명화전으로 서양미술의 역사를 바꾼 입체주의 탄생부터 그의 말년의 작품까지 70년에 걸친 피카소 예술의 흐름을 연대기적 테마를 통해 보여주며 피카소, 그의 신화 속으로 여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림자’, 1953, 캔버스에 유화.

피카소는 서양미술사의 오랜 전통을 존중하며 전통을 교훈 삼아 창작적 진화를 도모하고, 예술을 통해 삶을 파괴하는 악을 고발했으며, 행동하는 예술가로서 인류애를 실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의 창작은 순수미술을 넘어 창작의 모든 분야에서 방대하게 이루어졌다. ‘아비뇽의 처녀들’로 미술사의 형태 혁명을 이룩했으며, ‘게르니카’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피력했다. 회화 뿐만 아니라 천부적인 데생 실력과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집요한 창작열로 수만 점에 달하는 종이 작품을 남겼으며 조각과 도자기, 무대디자인과 장식, 사진 등 전방위 예술을 지배했다.

이번 전시는 대중에 많이 알려진 유화 작품 뿐만 아니라 그의 다양한 재능을 광범위하게 보여주는 전시로 조각의 걸작으로 널리 알려진 ‘염소 La Chèvre’, 다양한 채색의 도자기, 그리고 7년에 걸쳐 완성한 ‘볼라르 연작 Suite Vollard’과 함께 그의 창작을 총망라한 전시가 될 것이다.

또한 피카소의 예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가 사랑한 여인들이다. 입체파시대를 함께 했던 페르낭드 올리비에로부터 젊은 나이에 병사한 에바 구엘, 첫 부인 올가 코클로바, 청순하고 어린 마리 테레즈 발테르, 게르니카의 산 증인이었던 도라 마르, 피카소의 두 자녀를 낳고 그를 떠난 프랑수와즈 질로, 그리고 생의 마지막을 함께한 자클린 로크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등장하는 여인들과 함께 발전한 그의 예술세계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6·25전쟁을 소재로 해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한국에서의 학살’도 70년 만에 최초로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학살’, 1951, 합판에 유화.

일반인 관람료 20,000원. 국가유공자 본인과 그 유족은 특별할인 8,000원. 운영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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