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프랑스 부대 소속이었던 박동하(93), 박문준(90) 참전용사가 프랑스 부사관과 병에게 수여되는 최고 무공훈장인 군사훈장을 받았다.

박동하, 박문준 참전용사는 지난달 11일 프랑스 대사관에서 필립 프로프 프랑스 대사로부터 영예의 군사훈장을 전달 받았다.

이날 서훈식에는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함께 참석해 “두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드리고, 한국인 장병을 잊지 않고 프랑스 군사훈장을 수여해 준 프랑스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눈빛, 손짓으로 소통하며 전우애 확인”

 

박동하 참전용사는 6·25전쟁이 발발 후 당시 고등학교 졸업자 100여 명과 함께 대구에서 훈련을 받고 유엔군 프랑스대대에 배속됐다.

1951년 2월 11일 프랑스대대에 배속된 그는 소총수보병으로 지평리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931고지전투 등에 참전해 뛰어난 사격실력으로 1953년 프랑스 동성훈장을 받았다.

박동하 참전용사는 프랑스대대에서의 생활을 회고하며 “프랑스군은 국군을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동료로 존중했고, 프랑스군과 국군은 서로를 도우며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면서 “비록 서로의 언어를 잘 이해하진 못했지만 눈빛과 손짓으로 마음이 통하는 전우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동하 참전용사는 “10여년 전 프랑스 정부의 초청을 받아 파리를 방문해 큰 환대를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며 “2018년 화살머리고지 남북공동 유해발굴에서는 당시 전투의 기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현충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경기에 초청받아 시구를 하고, 청와대 참전용사 초청 오찬행사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전우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하는 등 각종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훈장, 당시 전우들과 함께 받은 것”

 

박문준 참전용사도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대구에서 훈련을 받고 1951년 2월 11일 유엔군 프랑스대대에 배속됐다.

당시 위생병이었던 박문준 참전용사는 단장의 능선 전투에서 부상병을 이동시키는 중 적의 포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은 후 제대 권유를 뿌리치고 대대로 복귀해 끝까지 전우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관철시켰다.

박문준 참전용사는 아직도 지평리전투에 임하는 프랑스대대 몽클라르 장군의 연설을 기억한다며 “몽클라르 장군은 ‘절대 죽지 말고 살아남아야 하며, 살아남아야 옆 사람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비겁해지지 말라. 비겁하면 패배한다’고 연설했는데 그날의 가슴 뜨거운 감정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어려운 전장도 마다하지 않았던 용맹한 프랑스군과 함께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면서 “프랑스 정부로부터 받은 이 군사훈장은 그때의 전우들과 함께 받은 것이라 여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동하 참전용사와 함께 매년 프랑스 참전 행사에 참석하는 등 혈맹으로 이어진 한국과 프랑스 우호의 산증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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