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0주년 등을 지나며 국가보훈처가 주도하는 국제보훈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열렸던 각종 참전행사 등을 거치며 참전국들과 만들어진 연대가 점차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들어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잇달아 참전국 대사들을 만나는 ‘참전국 은혜에 대한 보답 행보’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의 마스크 외교가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지난달 11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주한 프랑스 대사를 만나 양국 협조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황기철 보훈처장은 지난달 3일 후안 카를로스 카이자 로즈로 주한 콜롬비아대사와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대사, 5일에는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를 각각 만나 양국 간의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황 처장은 4월 중에도 전투참전국 대사들을 중심으로 접견을 계속 이어가면서 국제보훈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황 처장의 이 같은 국제보훈 행보는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22개 참전국 은혜에 대한 보답의 뜻을 갖는 한편, 각 참전국과의 다양한 대화를 통해 보훈정책을 공유하고 참전국과의 다양한 협력 채널을 확보한다는 적극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5월 유엔참전국에 보낼 마스크를 수송기에 싣고 있는 모습.

마스크 외교의 경우 코로나19 극복에 세계 모든 나라들이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참전용사들에게 K방역의 주역 중 하나인 방역마스크를 전달해 세계의 칭송을 받은 것을 지칭한다.

지난해 5월 세계가 마스크 물량부족으로 크게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보훈처와 6·25전쟁70주년사업추진위원회가 22개 유엔참전국 참전용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유엔 참전용사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을 벌이면서 참전국 미국에 마스크 50만 장, 그 외 참전국 21개국에 50만 장 등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총 100만 장을 지원했다.

당시 로버트 월키 미 보훈장관은 성명을 통해 “마스크 선물은 70년 전 전쟁에서 다져진 서로에 대한 한미 양국의 깊고 지속적인 존중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한미 양국이 우리 시민들의 삶과 생계를 위협하는 팬데믹 통제를 위한 또 다른 고귀한 대의명분에 같이 참여하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보훈처는 올해 1월에도 200만 장의 방역마스크를 추가 확보해 미국에 100만 장, 다른 참전국에 100만 장을 각각 지원했다. 해외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마스크외교는 지난해 외교부 공공외교위원회가 선정한 2020년도 공공외교 우수사례 베스트협업상을 받아 ‘외교적 성과’을 인정받았다.

국제보훈은 이제 ‘과거’ 참전을 통해 맺었던 우정을 ‘미래’를 더 깊고 넓은 협력을 위한 소중한 외교의 자양분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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