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자유와 독립의 외침은 평범한 백성들을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 태어나게 했고 정의와 평화, 인도주의를 향한 외침은 식민지 백성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함성이 됐다”며 “100년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국난에 함께 맞서는 우리 국민들의 헌신과 저력은 한결같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웃을 위해 인내하고 희생해온 국민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코로나와의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념사 3면>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는 백신 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경계해주시고 백신 접종에 적극 협력하여 주실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다”고 말하고 “(여기에)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 문 대통령은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상생과 평화의 물꼬를 트는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 등의 현안이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일본과 우리 사이에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고,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면서 “100년이 지난 지금 양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고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일본에 대한 전향적 자세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 곁에 계신 생존 독립유공자는 스물네 분에 불과하며 모두 아흔을 훌쩍 넘기셨다”면서 “독립유공자들은 온몸으로 민족의 운명을 끌어안아 오신 분들이며, 독립유공자들께 명예롭고 편안한 삶을 드리는 것은 국가의 무한한 책임”이라며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가 미래 세대에게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지금 3·1독립운동의 정신과 민주주의, 포용과 혁신의 힘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으며, 세계는 우리의 발걸음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것이며 인도주의와 다자주의, 상생과 포용의 정신으로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사상 처음으로 3·1운동의 발상지 탑골공원에서 열렸으며 독립선언문은 세계 곳곳에서 독립을 위해 힘썼던 내·외국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 직접 각국 언어로 낭독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내 3·1독립선언기념탑에서 열린 3·1독립운동희생선열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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