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북부보훈지청 보상팀 이지혜

지난해 11월 열린 시상식에서 든든한 보훈인으로 선정된 충북북부보훈지청 보상팀 이지혜(40) 주무관은 든든한 보훈인패를 받아들며 보훈처에서 일한 지난 15년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20대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쌓인 세월만큼 성장한 보훈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를 확인하는 듯 했다.

 

이지혜 주무관은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에 관한 법률이 아닌 타 법률과 정책에 따라 보훈대상자가 받을 수 있는 복지혜택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초 갑작스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졌고, 대부분 70세가 넘는 고령의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에게 마스크를 구하는 문제가 그의 업무로 주어졌다. 처음 겪는 상황에 모두가 혼란스러웠지만 그는 침착하게, 그러나 집요하게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진행해 마스크 22만장을 확보해 국가유공자들께 지원해드릴 수 있었다.

“유례가 없는 상황이었고, 이전의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라는 점이 어려웠습니다만 보훈가족을 생각하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였죠. 워낙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라 마스크 지원 수량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모든 보훈가족에게 충분한 양을 드릴 수 없어 아쉬움이 컸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의 아쉬움과는 달리 마스크 지원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우편으로 마스크를 전달받은 보훈대상자들은 보훈처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 “세심한 배려에 큰 감동을 받았다” 등의 글을 쓰며 감사를 표했다. 이 소식은 여러 언론에 보도되며 훈훈함을 더했다.

마스크 5부제 시행 후에는 대리구매 허용 대상자에 국가유공상이자를 포함하는 작업도 그의 손을 거쳤다. 마스크 대란이 한풀 꺾인 이후에는 보훈대상자에 대한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과 관련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전수조사하고 정비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다른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일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국가보훈처 직원에게 보훈가족을 위한 복지혜택을 확대하는 일은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타 부처 공무원들은 형평성의 문제와 예산 등을 얘기하며 고개를 젓는 일이 많았습니다. 현실의 벽은 높았고, 제도적으로 보훈대상자에 대한 혜택에 맹점이 많다는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때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일을 포기할 수는 없죠.”

그는 지난 15년간 보훈가족과 함께 한 시간이 스스로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고 느낀다.

이제 그는 일터가 아닌 생활 곳곳에서도 보훈가족을 생각한다. 가족들과 함께 관련 기념일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감사하고,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면 보훈대상자에 대한 혜택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살피는 게 버릇이 됐다. 휴가를 나온 군인을 보면서 아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주변 이웃에 혹시 국가유공자가 있는지 찾는 게 일상사가 됐다.

“이제 저는 온전히 보훈가족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국가보훈처에 몸담은 모든 분들도 같은 마음이겠죠. 그런 면에서 보훈공직자들은 모두 다 든든한 보훈인입니다.”

그는 오늘도 우리 사회가 국가유공자를 존경하고 예우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 국가유공자들이 더 큰 자부심을 갖게 되는 날을 기대하며 국가유공자를 만나고, 업무에 집중한다.

지난해 국가보훈처에서 긴급 확보한 마스크를 보훈가족에게 배포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국가보훈처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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