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호국·민주, 국가기념일과 기념식

우리는 대한민국의 역사에 새겨진 독립·호국·민주의 순간과 그 현장을 지킨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국경일 혹은 국가기념일을 지정하고, 그 역사가 서린 현장에서 정부기념식을 개최한다. 그것은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바로 세운 뜻을 오늘 우리의 가슴에 되새겨 미래 민족공동체의 번영을 향한 에너지로 삼기 위한 노력이다. 그런 뜻에서 독립·호국·민주 관련한 국경일과 국가기념일은 매년 찾아오는 단순한 하루가 아니라 ‘선열들이 강토에 흘린 피와 눈물의 역사’이고, 그것에 대한 공동체의 기억이다.

국경일, 3·1절과 광복절

국가적인 경사를 기념하기 위해 법으로 정한 국경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건국기념일이나 전승일, 국왕탄생일 등을 국경일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해 3·1절과 광복절 등을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다. 3·1절과 광복절은 각각 조국을 되찾기 위한 민족 운동인 3·1운동과, 민족의 독립을 이뤄낸 1945년 8월 15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행사에는 매년 대통령과 정부 주요인사, 주한 외교사절이 함께 참여하는 엄숙한 기념식과 부대행사가 열린다. 

독립·호국·민주 국가기념일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으로 정한 국가기념일 중 ‘독립’ 기념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과 순국선열의 날, 학생독립운동기념일, 6·10만세운동기념일이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일은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기리는 국가기념일이다.

순국선열의날은 1905년 실질적인 국권침탈 조약인 을사늑약을 전후해 많은 애국지사들이 순국한 것을 기리는 날이며, 정부는 민간 주도의 추모행사를 1997년부터 정부기념식으로 복원해 지켜오고 있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1929년 광주-나주 통학열차에서 조선학생들과 일본학생들의 충돌 이래 11월 3일 광주에서 시작해 다음해 3월까지 전국의 학생들이 참여한 독립운동을 기리는 날이다. 2018년부터 보훈처와 교육부가 공동주관해 정부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6·10만세운동기념일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 의결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올해 처음으로 기념식이 열리게 된다. 이날은 1926년 6월 10일 순종 장례식을 기점으로 일어난 독립운동으로, 국내 3대 독립만세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국’ 기념일은 6·25전쟁일과 서해수호의 날, 유엔군 참전의 날,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이 있다.

서해수호의 날은 매년 3월 넷째금요일로 지정돼 있으며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서해 55용사를 기리기 위해 지정됐다.

7월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과 11월 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턴투워드부산)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했던 세계 22개국의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날이다. 이 기념일은 지난해 ‘유엔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법정기념일로 지정되고 행사도 정부기념식으로 개최된다.

‘민주’ 기념일은 3·15의거기념일과 4·19혁명기념일,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이 새봄을 맞으며 각각 창원과 서울, 광주에서 국가기념일 행사를 치러왔다. 여기에 지난 2018년부터는 1960년 당시 3·15의거 이전 이승만 독재 정권과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구의 2·28민주운동 기념일과 대전 3·8민주의거 기념일이 각각 국가기념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2018년 대구에서 2·28민주운동 기념식이, 2019년 대전에서 3·8민주의거 기념식이 각각 정부기념식으로 개최됐다. 국가보훈처와 별개로 행정안전부는 1987년의 6월의 6월항쟁을 기억하는 ‘6·10민주항쟁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정해 기념식을 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최근 들어 서해수호의날 등이 호국기념일로, 대구 2·28민주운동과 대전 3·8민주의거, 6·10만세운동이 각각 새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독립·호국·민주의 각 기념일도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바로 세운 날을 기념하는 것과 함께, 그 현장에서 영웅적인 역할을 해낸 국가유공자들을 기리고 예우하는 것이 오늘의 살아있는 보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