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머잖아 겨울 공터에 홀로 서 있던 눈사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융통성이 없는 겨울날의 일들도 회상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수선화와 매화는 지난 겨울로부터 온 서신(書信)을 우리에게 전해주면서 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대한(大寒)의 큰 추위로부터 입춘(立春)의 고운 햇살 속으로 옮겨가는 요즘이다. 우리의 마음도 생활도 봄이 서는 곳으로 조금씩 조금씩 이동해 갔으면 한다.

(문태준 시인, ‘중앙일보’ 칼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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