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은 사계절 모두 조심해야하지만 특히 겨울철 낙상은 더 위험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길은 미끄러워지고, 몸의 근육과 관절은 위축돼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특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의 경우는 골다공증, 근육 소실 등으로 근육과 뼈가 약해져 있습니다.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넘어지면 경미한 충격에도 쉽게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게 됩니다. 뼈가 부러져 오랜 기간 움직이지 못하면 체력 저하가 동반되면서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다 넘어지면 충격을 완화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더 크게 다치게 됩니다. 눈, 비 등으로 많이 미끄러운 경우는 등산용 스틱이나 지팡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넘어진 뒤에 작은 통증이 있더라도 ‘괜찮겠지’ 하고 며칠 기다려 보지만 쉽게 낫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뼈가 완전히 부러지면 통증이 심해 곧바로 병원에 가게 되지만 실금이 간 경우에는 자각하기 어렵습니다. 넘어진 이후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대수롭게 여기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가야 합니다.

혈압 이상, 시력 저하 주의

또한 심장 기능의 이상 등 내과적인 원인으로 넘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 특히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보통은 미끄러워서 넘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거나 어지러움이 원인이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혈압도 덩달아 떨어집니다.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면 ‘핑’하니 어지럽습니다. 최근에 자주 넘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내과적인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의외로 시력이 떨어져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넘어졌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시력 검사를 통해 적절한 안경 착용이 필요합니다. 또 집 안에 보조 야간등과 같은 조명을 설치해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낙상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입니다. 근력이 떨어지면 몸에 힘이 없어 아주 쉽게 넘어집니다.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운동은 하체 근육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균형감을 기르는 운동도 좋습니다. 한 발로 오래 버티기 같은 동작을 통해 균형감을 기를 수 있습니다. 까치발로 걸음을 걸으면 근력 운동도 되고 균형감도 좋아집니다. 뒤꿈치로 걷기도 도움이 됩니다.

넘어지더라도 관절이 받쳐주고 뼈가 튼튼하다면 골절은 피할 수 있습니다. 뼈와 관절에 도움이 되는 칼슘이나 단백질 등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합니다. 계란 등의 유제품과 등 푸른 생선, 두부, 콩, 멸치, 건새우 등은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입니다. 동시에 뼈에서 칼슘이 빠져 나가게 하는 카페인이나 술, 담배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에는 빙판길을 피하고, 늘 걷던 길도 평소보다 천천히 걸어서 낙상을 예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과 부장,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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