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환 동의대 심리학과 교수
조국 대한민국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언설로 다 표현하기 힘든 애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다.

186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근대사와 1945년부터 시작된 한국현대사는 우리 민족이 BC2333년 나라를 세운 후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격동과 격변의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다.

특히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식민통치 기간인 일제강점기 동안 일제는 민족의 얼과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직접통치에다 동화정책을 병행하여 무자비한 폭력으로 우리 민족 구성원의 인권을 유린하고 억압했다.

이에 우리 민족은 일제의 잔혹한 통치에 민족수호의지와 자주정신으로 해방되는 그날까지 줄기차게 저항했다. 유공자 보답, 애국정신 기린다는 뜻우리 민족의 조국수호의지는 대한민국이 성립된 후에도 계속되었다.

김일성의 남침에 의해 자행된 6·25전쟁 시 오직 조국과 민족을 보위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수많은 애국용사들이 하나뿐인 조국의 제단에 피를 뿌렸다.

6·25참전 애국용사들의 희생과 투쟁이 없었다면 어찌 오늘 조국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6·25전쟁 이후에도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업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오늘 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국내외 과제는 산적해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역갈등, 이념분열, 세대격차 등에 의한 분열현상이 증대되고 있고, 남북한 관계에 있어서는 김정일 사망 후 북한의 3대 세습정권의 계승과정에서 북한정권의 불안정성이 점증하고 있다.

나아가 동북아의 국제상황을 보면 탈냉전 후 지역의 패권 장악을 위한 동북아 안보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유동성과 불투명성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국가보훈은 무엇인가. ‘보훈’이라는 용어를 개념정의하면 우선 국가를 유지하거나 잃어버린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공헌한 국가유공자에게 국가가 보답하는 행위 일체를 말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말하는 보훈은 개인이나 단체를 넘어선 국가의 보은(報恩)작용을 뜻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보훈은 단순히 유공자의 행위에 대한 보답이 아니라 그 행동과 함께 유공자의 국가에 대한 정신 보다 정확히 말하면 애국정신(愛國精神)을 기린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나아가 보훈에는 유공자의 행적과 정신이 동시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후손들에게 계승·발전한다는 국가의지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하면 국가보훈은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기초로 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보은이라고 개념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국가보훈은 우리 국가의 독립과 호국 및 구국의 목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국가와 민족 및 역사의 제단에 바친 애국선열들과 그 유가족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보답행위 일체를 말한다.

우리 안보현실서 안보역량 제고국가보훈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국가보훈의 성격을 먼저 언급하면 첫째, 국가보훈은 국가존립의 근거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애국선열과 호국용사들의 위국헌신의 행동에 대해 국가가 모든 정성을 다해 보은의 차원에서 보훈하는 것은 바로 국가의 존엄성과 유지 및 발전에 대한 간접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국가보훈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가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중대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국가보훈의 또 다른 핵심적 성격은 애국정신 즉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상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 국가보훈이 지금 현시점에서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국가보훈은 국가와 나와의 일체감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국가보훈은 국가공동체의 존립, 유지 및 발전을 위한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보훈의 확산은 자연스럽게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하여금 국가와 나 간의 일체감을 형성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둘째, 국가보훈은 국민통합의 초석이 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국민통합은 이러한 통합을 국가적 차원에서 국가구성원 전체를 뜻하는 국민적 차원에서의 통합을 뜻한다. 이러한 국민통합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화시대의 국제질서의 흐름에서 그리고 국가가 처한 국난의 과정에서 제대로 된 길을 찾아나가게 하는 초석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국가보훈은 다른 그 어떤 정책수단보다도 실질적인 국민통합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국가보훈은 우리 국가가 표방하고 있는 이념과 가치와의 일체성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즉 국가정체성의 유지와 확산을 위한 중요한 계기를 조성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국가정체성이란 국가가 내세우고 있는 이념적 지향성과 가치성을 포함하고 있는 용어이다.

보훈처 장관급 이상 격상 고려를마지막으로 국가보훈은 우리가 처한 안보현실에 대비하는 안보역량을 제고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국가안보는 국가보훈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 즉, 적절한 보훈제도의 확립은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희생정신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그리고 국가의 주권과 영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대를 이어 전수하게 만든다.

이렇게 볼 때 국가안보와 국가보훈 간에는 서로 떼라도 뗄 수 없는 밀접한 상호관련성을 맺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 면에서 국가보훈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기관 국가보훈처의 위상 강화, 즉 보훈처의 부로의 격상 혹은 부총리급으로의 격상도 적극 고려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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