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태, ‘별이 된 사람들’, 2020, 캔버스에 오일.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올해 빛고을 광주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과 5·18기념재단이 공동주최하는 ‘별이 된 사람들’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세계사적 의미를 이끌어내기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작가까지 참여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일으켜세운 5·18민주화운동이 다양한 작품으로,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희생에 담긴 숭고미를 동시대 미술로 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그동안 직접적인 리얼리티를 살린 전시가 주요 흐름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직접적인 묘사 대신 은유와 암시로 광주정신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한다는 점이 새롭다.

이번 전시는 1980년 당시 광주시민들이 보여준 ‘집단 지성과 사회적 이타심’을 핵심 주제어로 40년이 지난 현재 분노와 슬픔에서 희망이 시작되는 미래지향적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평범한 민중들의 연대야말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남긴 유산이며 이를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건강한 공동체 삶이 지향해야할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작가 쉴라 고우다(Sheela Gowda, 인도), 피터 바이벨(Peter Weibel, 오스트리아·독일), 미샤엘라 멜리안(Michaela Melian, 독일), 쑨위엔과 펑위(Sun Yuan & Peng Yu,중국)를 비롯해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지명도 높은 국내 작가 등 모두 24명(팀)이 참여했다.

전시도입부는 5월 18일 그날의 비극을 암시하듯 불안하고 긴장된 분위기의 전조를 드러내는 작품을 시작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람하도록 동선을 만들어 보는 이가 갈등하는 시대의 서사와 마주하도록 한다.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이 서로 뭉쳤다 흩어지는 전시 공간 속에서 긴장과 절정, 이완의 과정을 통해 5·18의 의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고, 신화가 된 ‘오월의 정신’을 예술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전시의 제목과 동일한 이름의 작품 ‘별이 된 사람들’은 조정태 작가의 작품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조정태 작가는 어느 해 봄 망월동에 갔다가 신 묘역으로 옮겨가고 빈자리만 남은 묘역을 바라보며 문득 고개를 들어 본 하늘의 별들을 보며 느꼈던 감상과 뜨거운 추모의 감정을 회화로 표현했다.

전시장 한 편에는 검은 구조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드럼통을 연결해 하나의 건축물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쉴라 고우다 작가의 ‘다크룸-광주’ 작품으로, 좁은 내부로 들어가면 외부를 볼 수 있도록 했는데 내부는 어둡지만 어둠 속에서 올려다본 천장에는 별들로 가득한 하늘이 보이고 그 순간 어둠에서 빛으로 무한히 자유로워진 이들을 마주하게 된다.

정정주의 ‘응시의 도시-광주’는 작가 자신이 초등학교 5학년 때 경험한 5·18의 기억과 연관된 작품이다. 5·18의 상징인 구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상무관 모형과 작가가 경험한 당시의 공포와 두려움은 작품 속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재현함으로써 실제 공간과 가상의 공간, 사회적 역사와 개인의 기억,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대립의 감각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규모가 큰 전시작품과 다채로운 작품들로 다양한 감상을 전달하는 한편,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아카이브 자료로서 5·18관련자와 전문가 등 14인의 인터뷰 영상이 함께 전시돼 우리사회와 인류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2021년 1월 31일까지 상설 전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휴관 가능.

정정주, ‘응시의 도시-광주’, 2020.
원성원, ‘타인의 풍경’, 2017.
임옥상, ‘광장에, 서II’, 2019. 30호 캔버스(90.9㎝X72.7㎝) 108개를 이어 완성한 그림이다.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