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것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라며 “(그것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유족, 주요 인사, 정당·종단대표와 주한외교단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그동안 자유와 평등의 실질적인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사회안전망과 안전한 일상을 통해 저마다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한 사람의 성취를 함께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고 말하고 “결코 우리 정부 내에서 모두 이룰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리고,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경축식의 주제어인 ‘우리나라’는 ‘개인의 존엄과 가치, 차이를 존중하며 포용과 조화를 통해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대한민국’의 메시지를 담았다. 주제어는 차이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의미의 ‘우리’와 그러한 정신을 계승하는 민족의 공동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나라’를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경축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대한제국 시절 하와이, 멕시코로 노동이민을 떠나 조국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을 기억한다”며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네 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진다”고 강조하고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 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살기 위해서”라며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 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며 남북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며 “남북 간의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하고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며,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경축식 장소는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서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했던 옛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자리로 정했으며, 식장에는 임우철, 김영관, 이영수, 장병하 네 분의 애국지사 대표가 주빈이 될 수 있도록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입장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독립유공자 고 최사진 선생의 부인 박명순 씨에게 직접 대통령 표창을 수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경축식에는 또 정부가 광복절 계기로 독립유공 351명을 포상하면서 5명의 포상자 유족에는 문 대통령이 훈장 등을 직접 수여했다.

경축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독립운동 11인의 청춘전’을 관람한 뒤 ‘대한이 살았다’ 통장 1·2호에 가입했다. 이 통장에 가입하거나 통장 디자인을 교체하면 기부금이 조성되며, 조성된 기부금은 저소득층 독립유공자와 후손 생활자금 지원,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으로 쓰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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