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부모님과 떠나는 보훈여행’ 참가 가족이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로 단체활동과 모임이 제한되는 요즘, 보훈처의 연수 프로그램도 가족끼리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고 보훈정신을 계승·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부모님과 떠나는 보훈여행’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보훈교육연구원과 함께하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보훈교육 연수프로그램이 올해에는 단체 참가 프로그램 대신 가족 단위로 과제를 수행하는 형식의 ‘보훈여행’으로 대폭 변신했다.

지난달 충남 논산에 거주 중인 홍정희 씨는 여름휴가를 계획하던 중 광복절을 기념해 자녀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보훈여행에 지원했다.

연수대상으로 선정된 이후 두 자녀와 함께 보훈여행 사전 프로그램인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고, 가족의 의견을 모아 일제강점기 역사를 집약적으로 볼 수 있는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기로 정했다.

지난달 17일, 장마가 막 끝나 도심의 날씨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홍정희·이가영 부부와 초등학생 5학년 홍하윤, 2학년 홍하음 두 자녀는 순서대로 전시관, 형무소역사실, 민족저항실을 둘러보다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들의 수형기록카드가 전시된 곳으로 들어섰다. 수형기록카드의 독립운동가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전시관을 둘러보며 가족은 온라인강의에서 배운 것들을 복기했다. 옥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 독방을 뜻하는 ‘먹방’이 나오자 언니는 신이 나 동생에게 단어의 뜻을 알려주었다. 자매는 함께 먹방 안을 들여다보며 당시의 고초를 겪었을 선열을 생각하며 탄성을 질렀다.

전시관을 나오는 길에 막내 홍하음 양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외벽에 걸린 대형태극기를 발견하고 “와 이것봐”하며 신기한 듯 달려가자 가족들은 국기에 대한 경례 자세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여름휴가를 계획하던 중 광복절을 기념해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 보훈여행에 지원했습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와 아내에게도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홍정희 씨는 ‘좋은 기획’에 ‘좋은 여행’이 됐다며 뿌듯해 했다.

홍하윤 양은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여기서 실제로 보니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TV에서 본 광복절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앞으로도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아 사회적 변화와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보훈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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