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대한민국 전몰군경 유족회장

다시 호국보훈의 달을 맞습니다. 올해 호국보훈의 달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에 더욱 뜻깊습니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70여년의 세월이 흘러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된 우리들의 조국, 그러나 아직 대한민국에는 휴전선이 155마일 그대로 놓여있습니다.

6월이면 목 놓아 불러보아도 대답 없는 내 남편, 내 아들, 내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현충원과 호국원이 생각납니다. 지금도 전선 어디에선가 홀로 잠들어 계시는 유해가, 미수습된 채 이름 없는 호국영령으로 계시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1945년 광복을 맞이하고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지만 우리 국군은 최악의 무기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유엔군의 도움을 받아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전쟁 없는 조국을 위한 각오를 다지고자 합니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 호국은 천년대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수많은 외침과 일제강점기 36년 등 국권을 빼앗기거나 인권을 말살당하는 굴욕적인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오늘이 가능했던 것도 1945년 8월 15일 독립된 이후 동족상잔의 6·25전쟁 과정에서 내 아들, 내 남편, 내 아버지들께서는 죽음을 마다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전장에서 장렬하게 전사 순직하셨기 때문입니다.

최근 남북의 평화무드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처참했던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그 누가 반기지 않겠습니까. 한 발만 더 나아가 손을 잡고 같은 민족으로 신뢰를 쌓아간다면 더 희망찬 내일이 열릴 수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오늘의 여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유족회는 2000년부터 매년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1박 2일간 수백 명이 참여하는 휴전선155마일 횡단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해 시작한 6·25유엔참전국 유족 돕기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16개국을 방문하여 연인원 1,000여 명의 해외유족들에게 성금을 지원하며 민간외교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호국보훈의 달에 다시 생각합니다. 오늘 전 국민들이 호국정신을 튼튼히 하여 평화롭고, 인권이 신장되고, 전쟁 없는 우리 조국의 미래를 위해 희생과 헌신하기로 함께 다짐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오늘을 있게 한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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