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국가유공자가 30년간 국가유공자 수당으로 모은 2,000만원을 코로나19 극복에 써달라며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주도 서귀포시에 거주하고 있는 무공수훈자 주관섭 씨다.

지난달 8일 주관섭(99세)·백영순(82세) 부부가 제주도 서귀포시청을 직접 방문해 적지 않은 금액을 코로나19 극복 기금으로 기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소득이 넉넉지 않은 부부가 지난 30년간 어렵게 모아온 성금을 기꺼이 내놓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일 터. 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행복한 기부로 인해 빛이 났다.

주관섭 씨는 6·25전쟁에 참전해 나라를 지킨 무공수훈자다. 그의 빠듯한 살림살이에 숨통을 틔워 준 것은 국가유공자 수당과 생활비 지원금이었다. 그는 나라에서 주는 고마운 지원금을 함부로 쓸 수가 없었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가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먹을 것을 아끼고, 옷 한 벌 함부로 사 입지 않으며 지원금을 알뜰하게 저축해 왔다.

최근 주관섭·백영순 부부는 뉴스를 통해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한 이를 극복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성금을 내놓는 모습을 보게 됐다. 부부는 지금이야말로 아껴 모았던 저금을 쓸 기회가 왔다고 판단해 이 일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주관섭 씨는 기부와 함께 “나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왔는데 이렇게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보답할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코로나19 극복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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