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대덕대 호우회 학생들이 국립대전현충원 장병4묘역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환한 태양이 비치는 국립대전현충원 장병제4묘역 앞 한 장면. 정복을 가지런히 차려입은 학생들이 경건한 자세로 호국영령을 향해 묵념을 드리고 있다. 아직 앳된 학생들이지만 자세를 갖추고 마음을 다해 참배하는 모습에서 엄숙함이 느껴졌다. 다소 조용한 현충원에 따뜻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이날 참배행사를 가진 이들은 대덕대 호국보훈동아리 ‘호우회’ 학생들이다. 대덕대 호우회는 해양기술부사관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동아리로, 2015년부터 매년 대전 지역의 고등학생과 시민의 호국정신 함양을 위한 호국보훈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왼쪽부터 최루아, 이호진, 김선조, 최종범 씨.

코로나19로 적막해진 대덕대를 찾았다. 지난해 신입생으로 활동하고, 올해 호우회 회장을 맡은 이호진 씨와 함께 동아리를 이끌어 갈 최루아·김선조·최종범 씨를 봄기운 가득한 대덕대 캠퍼스에서 마주했다.

모두 직업군인, 전문부사관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호국보훈을 알리고 참된 나라사랑 정신이 무엇인지를 배워가는 호우회 활동은 하나하나 가슴 뛰는 일이다. 저마다 군인을 목표로 삼은 시작점은 조금씩 달랐지만 ‘나라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굳센 마음은 한결 같았다. 그 단단한 결심이 호우회를 통해 더 커져나가고 있는 듯 했다.

이들은 지난 한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 호국보훈의 달 기념 ‘호국보훈 힐링 페스티벌’ 체험부스 운영, 고등학생 대상 찾아가는 호국보훈 체험, 연평도 포격사건 기억하기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호우회 학생들은 모두 정복 왼쪽 깃에 지난해부터 서해수호의 날 배지를 달아 당시의 감격으로 매순간 호국영령을 기리고 있었다.

김선조 씨는 호국보훈 힐링 페스티벌에서 체험부스를 통해 시민들과 만났던 경험을 떠올렸다.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아주 쉽고 재밌는 퀴즈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재밌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특히 초등학생들이 보훈에 관심을 갖고 여러 질문을 해올 때 보람있었습니다.”

찾아가는 호국보훈 체험을 통해 대전 지역의 6개 고교, 250여 명의 학생들을 만나 호우회 김일진 지도교수가 호국보훈 특강을 진행하고, 호우회 학생들은 함께 모형 전함을 조립하면서 진로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많은 고등학생들이 열정 가득한 눈빛을 빛내며 호국보훈 특강에 집중하는 모습은 호우회 학생들에게 활동의지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매년 대덕대 해양기술부사관과에 입학하는 학생들 중 찾아가는 호국보훈 체험 특강을 듣고 진로를 선택했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매년 4~5명 이상 나오고 있다

회장인 이호진 씨는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에 연평도 포격사건 기억하기 캠페인을 꼽았다. 호국캠페인의 일환으로 2010년 11월 있었던 연평도 포격사건을 잊지 말고 이때 산화한 호국영령을 기억하자는 뜻을 담아 문구와 함께 간단한 간식을 나눠주는 행사였다.

호우회 학생들에게 호우회 활동은 앞서 나라를 지켜주신 모든 선열에 감사하고, 격전의 현장에서 호국영령의 숨결을 느끼며, 앞으로 나라를 지켜나갈 최전선에 설 한 사람으로서 각오를 새겨나가는 길이 되고 있었다.

호우회 4인방은 입을 모아 “호우회 활동을 하면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특히 6·25전쟁을 공부하면서 참전유공자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지게 됐습니다. 우리 주변에 국가유공자가 많은데 그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그분들의 노고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생각합니다. 앞으로 호우회를 통해 호국보훈 정신을 널리 알려 호국영령을 기억하고, 국가유공자에 감사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며 각오를 다졌다.

열정적인 호우회의 결의는 포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2016년에는 김일진 지도교수가 국가보훈처장 표창을 받은 데 이어, 2017년부터 호우회 회장을 맡은 학생들이 연이어 국가보훈처장 표창을 받았다. 김일진 지도교수는 “호우회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주는 학생들이 기특하고, 그 모습을 항상 응원하고 격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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