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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의 ‘청년 광복군 대장정’ 그때 감동 “생생”<기고> 광복군 사적지 탐방기
나라사랑신문  |  news@narasar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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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03  15: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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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광복군 훈련비 확인

충칭임정청사 감동의 ‘인증’

   
탐방단이 중국중앙군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섰다.

3·1운동 100주년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광복회 서울특별시지부는 지난해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 동안 독립유공자 후손과 일반 시민, 학생 등 총 33명이 청년 광복군들이 걸었던 6,000리길 대장정을 다녀왔다.

행사이름은 ‘청년 광복군 6,000리 대장정’. 주요 이동 루트는 조선인 학도병들이 중국 강소성 쉬저우에 있었던 일본부대를 탈출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었던 충칭에 도착하기까지의 길이었다.

인천공항과 상하이 푸둥공항을 거쳐 서주에 도착한 우리는 첫 방문지로 아침 일찍 장준하, 김영록, 윤경빈, 홍석훈 학도병들이 탈출했던 일본 츠카다부대(강소성 쉬저우)가 있었던 곳을 찾았다.

75년 전인 1944년 7월 7일 학도병들은 지나사변(중일전쟁) 7주년 기념일이었던 이날을 택해 운명을 바꿀 탈출을 감행했다. 탈출의 시발점이 되었던 츠카다부대 주둔지는 현재는 중국군사시설인 ‘공정병지휘학원’으로 변해 있어 현장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의아한 눈빛과 궁금해하는 경비병들을 뒤로하고 우리 일행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겨 다음 장소인 불로하 강변으로 이동했다.

불로하는 사철 마르지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츠카다부대를 탈출해 중국 중앙군 유격대를 만나 극적으로 구조된 학도병 일행은 유격대 부대 안에서 장준하 선생의 평생지기인 고 김준엽(전 고려대 총장)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츠카다부대 한국학도병 탈출 1호병이었다. 유격대장이었던 사령관의 도움으로 중국 군복으로 갖춰 입은 일행은 새로 합류한 김준엽과 함께 또다시 행보를 시작했다.

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불로하 강변에 이르러, 일행 다섯 명은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과 함께 애국가를 목청껏 불렀다고 한다. 물속에 뛰어들어 몸과 마음을 씻을 만큼 맑고 깨끗했던 불로하는 우리 일행이 방문했을 때는 녹조현상이 심해서 한 치 아래도 보지 못할 정도로 오염돼 있었다.

불로하 강변 쪽으로 이어진 철길 너머로 탈출의 발길을 옮겼을 학도병들을 생각하며 우리도 철조망을 넘어보는 시도를 하면서 애국가를 흥얼거렸다. 이 강변 어느 지점에서 학도병들은 철길을 넘었을까?

우리 일행은 다시 다음 답사지인 안휘성 푸양으로 향했다. 중국 군관학교가 있었던 린취안은 안휘성 푸양시에 속한 작은 현이다. 호텔에서 70km 떨어져 있는 답사지는 버스로 90분이 걸렸다.

1944년 8월, 린취안에 도착한 학도병들은 먼저 와있던 80여 명의 한국청년들로부터 가슴 뜨거운 환영을 받았고 이들과 함께 용진가를 부르면서 3개월 동안의 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했던가.

한국광복군훈련반(한광반)원들이 받는 훈련은 고작 제식훈련에 불과했다. 그래도 이들은 남은 시간을 활용해 ‘등불’이라는 책을 2권 만들었고 3개월의 훈련과정을 마치면서 수료증과 함께 중국 정규군 준위 계급과 군복을 받았다.

우리는 한광반이 있었던 중앙육군군관학교 린취안분교를 찾았으나 학교 개축과 함께 한국광복군훈련비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확인했다. 일행 모두는 황당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고 해외에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들이 이렇게 하나 둘 사라져가는 것을 가슴 쓸어내리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중앙군 남양전구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이동했다. 남양전구사령부는 현재 남양경제무역학교로 바뀌어 있었다. 장준하 선생 일행은 이곳에서 2주일 동안 머물면서 드디어 동복과 외투 등 보급품을 받아 다시 긴 여정을 이어갔다고 한다.

탐방 일행은 120km 떨어져 있는 호북성 노하구시로 이동했다. 버스로 9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장준하 선생 일행이 남양을 떠나 도착한 곳이 노하구였고 이곳에서 일행들은 광복군 제1지대의 분견대를 만났다. 장준하 선생 일행이 발걸음을 재촉한 것처럼 우리 일행도 흥산현까지 둘러보았다.

대장정 여섯째 날, 4시간 반 동안 고속열차를 타고 드디어 마지막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는 충칭에 도착했다. 장준하 선생 일행도 1944년 11월 30일 린취안을 떠나 1945년 1월 31일에 드디어 충칭에 도착했다.

한국광복군 사령부를 거쳐 아침 일찍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다. 장준하 선생 일행이 무려 60일 넘게 걸려 도착했던 임시정부다. 그들을 환영하는 김구 주석의 환영사에 장준하 선생의 답사는 모든 임시정부 요인들을 목 놓아 울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과 임정 요인들이 함께 찍었던, 늘 교과서나 인터넷에서만 보던 임정의 그 계단, 광복 후 대한민국으로 돌아올 때도 모든 임정 요인들이 찍었던 그 계단에서 우리 일행도 한마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울시의 지회장님들과 2명의 여고생, 해설사들과 동화구연 선생님들이 함께한 이번 여행에서는 모두가 한결같이 70여 년 전의 장준하 선생 일행이 겪었을 고통과 그 시대 상황을 가슴 아프게 느끼면서, 더불어 그분들의 족적이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을 있게 한 또 하나의 힘이었음에 감사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주정자 / 광복회 서울시지회·독립운동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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