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밥힘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 세끼 밥을 먹지 않고서는 제대로된 식사를 한 것 같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국 사람의 4명 중 3명이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밥과 면에 대한 사랑이 특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콜레라, 결핵과 같은 전염병이 문제였다면 현대에는 당뇨나 비만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뇨, 비만 등을 연구하던 사람들이 탄수화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밥이 맛있는 이유는 설탕(당질)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세 끼를 모두 밥과 같은 당질로 해결하게 되면 혈액 내 당 수치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혈관도 조금씩 손상이 됩니다.

또한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줄이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므로 밥 먹는 양을 줄이면 지방을 태워 비만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밥을 안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대신 기존의 밥상에서 탄수화물을 조금 줄이는 것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탄수화물을 줄일 수 있을까요. 우선 밥을 먹을 때 밥의 양을 조금 줄입니다. 비지밥이나 곤약밥으로 대체하거나 밥 보다는 반찬의 양을 늘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리고 빵 보다는 과일이나 견과류, 삶은 달걀 등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을 대체할 수 있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채소나 콩류는 비교적 당질이 적습니다. 특히 두부, 낫토, 완두콩, 양상추, 시금치, 가지 반찬 등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버섯류도 당질이 적으며 그 밖에 미역, 김 등의 해조류나 생선, 달걀, 고기 등 단백질에는 당질이 거의 없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하루 세 끼 식사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세 끼 모두 밥의 양을 줄일 수도 있고, 한 끼나 두 끼 정도는 밥 보다 반찬 위주의 식사를 하면 됩니다.

밥·면·빵 30% 정도 줄여 조정

다만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우리의 뇌세포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처음에는 체중감량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변비, 탈모, 두통, 우울증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먹는 밥, 빵, 면의 양을 30% 정도 줄이는 것이 적절합니다.

탄수화물이 비만과 당뇨의 절대적인 원인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한국 사람의 식단에는 탄수화물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과 부장,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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