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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얻은 생명, 봉사로 갚으며 즐겁게 살아요”대구보훈병원 자원봉사자 김영복 씨
나라사랑신문  |  news@narasar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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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2  13: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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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훈병원 로비에서 노란색 봉사자 조끼를 입은 김영복 씨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이 계절, 보훈가족의 삶에 온기를 전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만났다. 본인도 상이용사로 불편한 몸이지만 12년째 꾸준히 대구보훈병원에서 안내봉사를 하고 있는 김영복(72) 씨다. 노란색 봉사자 조끼가 잘 어울리는 그는 보는 사람의 마음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환한 미소로 다가왔다.

대구보훈병원의 자타공인 터줏대감인 김영복씨는 상이군경이자 국가유공자다. 20대 때 군복무 중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을 때는 꼼짝없이 죽는 줄로 알았다고 한다. 여러 차례의 수술과 위기를 이겨내고 천신만고 끝에 살아난 그는 자신에게 수혈해준 사람들 덕에 새 생명을 얻었다며 그때부터 생활 속에서 작은 봉사를 실천하며 살아왔다. 그가 결심을 실천하는 데 오른쪽 다리 의족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다리를 잃고 병원에 누워있을 때 ‘이제 죽는구나’ 했는데 살아났으니 그 자체가 기적이죠. 그 은혜를 갚고자 조금씩이라도 주변에 돌려주면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는 은퇴 후 본격적으로 봉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은퇴 첫 해인 2007년에는 30여 년간 몸담았던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이듬해인 2008년부터 대구보훈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가유공자로서 국가로부터 오랫동안 여러 가지 혜택을 받아왔고, 그 감사함을 보답하고자 결정한 것이다.

일주일에 많으면 4일, 오전 시간 동안 그는 병원 로비에서 보훈가족들을 돕는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게는 서류를 접수하고 진료과를 찾아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항상 먼저 다가가 도움을 드린다.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진료를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부축하거나 휠체어에 앉혀 끌어준다. 집으로 돌아가는 분들에게 셔틀버스 타는 곳을 찾아주거나 택시를 잡을 때도 금세 그가 나타나 함께 한다.

그렇게 1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이제 그는 대구보훈병원의 마스코트로 인정받고 있다. 그간의 공로는 2011년 보건복지부 장관상, 2018년 국가보훈처장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물론 자원봉사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장시간 서 있어야 해서 의족을 한 다리에 무리가 가기도 하고, 신경통과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느라 며칠씩 봉사를 빠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직원들부터 자주 병원을 찾는 단골 환자들까지 그의 안부를 물으며 서로 끈끈한 정을 확인하곤 한다.

그가 병원 로비에 서 있으면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김군’이라 부르며 다가오기도 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도 많다. 오가는 다정한 인사말과 함께 툭툭 던지는 농담에 병원 로비가 한결 밝아졌다. 그는 봉사자이자 웃음전도사 역할까지 맡고 있었다.

“무엇을 하든 항상 즐겁게 하려고 합니다. 내가 먼저 웃으면서 다가가면 상대방도 나를 보고 웃게 되죠. 화가 나는 일이 생겨도 한 번 더 참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또 아픈 분들이 찾는 곳이니 벌컥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 심정을 저도 잘 알고 있죠. 아는 만큼 귀 기울이고 공감하다 보면 금세 풀리게 돼 있거든요.”

매사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라는 그는 병원 밖에서도 ‘즐겁게’ 살고 있다. 최근에는 상군의 보훈복지문화대학에 다니며 배운 오카리나 실력을 창작예술제 무대 위에서 뽐내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연극 무대에 주인공으로 오르기도 했다.

상이군경회 대구시 지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목욕봉사를 하기도 했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늘 솔선수범해 타의모범이 됐고, 자연스럽게 그의 영향을 받아 함께 보훈병원 안내봉사를 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났다. 그렇게 그의 ‘선한 영향력’은 반경을 넓히며 파동을 그리며 퍼져가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대구보훈병원과 함께 하는 것’이 소원이라 말하는 그는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마지막 눈 감는 순간도 병원이기를 바란다며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발견하자 얼른 달려가 부축하는 그의 환한 미소에서 엄동설한의 겨울바람도 무색하게 만드는 뜨거운 온기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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