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을 다룬 책으로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자.

세상을 뜨겁게 달구던 여름이 지나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마음마저 흔드는 계절, 가을이 왔다. 이 맘 때면 자연스레 책장 앞으로, 서점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고, 차 한 잔과 함께 편안히 앉아 책 한 권을 뽑아들기 좋은 시간이다. 이제 ‘어떤 책을 읽을까’하는 즐거운 고민은 이 풍요로운 가을의 덤이다. 감성으로 충만한 이 계절, 위대한 예술작품을 다룬 책에 빠져들어도 좋을 듯하다.

 

# 예술의 사생활:비참과 우아 (노승림, 마티)

호수 위를 노니는 백조의 수면 위 모습은 지극히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수면 아래 발은 쉼 없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 알려진 예술가들의 일상 속 모습은 우리와는 달랐을까. 유명한 예술작품은 처음 완성된 순간부터 명작으로 인정받았을까.

이 책은 세간의 명성에 가려져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예술가들의 지극히 인간적이고 소박한 일상생활의 파편을 드러내 보인다.

역사에 가려져 졸작으로 남을 뻔한 작품들이 사소한 계기로 명작으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계산적이었던 관계가 아름다운 우정 또는 로맨스로, 인간적으로 도저히 존경하기 힘든 인품의 예술가가 신에 버금가는 완벽한 인격체로 승화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단테, 미켈란젤로, 셰익스피어, 렘브란트, 헨델, 다비드, 가우디, 고갱 등 유명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구체적인 생활 현장까지.

저자는 예술가와 작품의 명성에 흠집을 내기 보다, 예술의 아우라 뒤에 감춰진 통속성이야말로 작품의 가치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파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예술 또한 사람 사는 세상의 여러 표현 방법 중 하나라고 받아들이면서 예술적 가치들이 한결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퇴근길 클래식 수업 (나웅준, 페이스메이커)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 클래식 음악을 최소한의 지식으로 풍요롭게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해 막연히 갖고 있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선입견을 없애주고, 오랫동안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을 일으켜 온 클래식과 친밀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다.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클래식을 감상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지식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두었다.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싶다’는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된 이 책은 클래식을 지극히 인간적인 시선으로 음악사와 악기, 음악적 형식으로까지 인도한다.

하이든이 왜 교향곡을 100곡 넘게 만들어야 했는지, 바흐가 왜 교회음악을 많이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등 하나씩 알아가다보면 더 넓은 클래식의 바다에 닿게 될 것이다.

또한 휴식과 위로가 필요한 순간 또는 요리나 등산할 때, 숙면이 필요할 때 등 일상 속에서 어울릴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 있어 실제로 음악을 찾아 들어가면서 공감하는 재미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믹스커피)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나 예술작품을 보고 위로 받는 기분이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힘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화가는 그림을 왜 이렇게 그렸을까, 여기에 무슨 의미가 담겼을까’ 하는 의문도 갖게 된다.

그림에는 그리는 사람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 심리상태가 반영된다. 따라서 미술작품은 화가의 심리를 담은 연못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심리학 박사인 저자가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과 그들의 삶을 심리학으로 엮어 풀어낸 책이 바로 ‘미술관에 간 심리학’이다.

책은 화가가 작품에 담아놓은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고, 화가의 인생 전반을 돌아보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에드가 드가,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빈센트 반 고흐, 에드바르트 뭉크, 에곤 실레 등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과 함께 심리학 개념과 현상을 풀어낸 책은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예술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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