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물고기와 노는 두 어린이, 1953-54, 종이에 유채, 41x31cm.

개화기 이후부터 한국전쟁, 다양한 문명의 이기와 신식교육이 등장했던 근대기는 인간을 신분 구조로 판단하던 구시대적 관습이 깨져버린 시기였다.

동시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일제 강점기에 공동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닥친 가운데 우리 고유의 문화를 지켜내려는 열망이 들끓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근대화와 식민지 현실의 내재적 모순이 공존하는 가운데 삶과 예술에서 근대성을 추구했던 작가들의 시대정신을 되새기는 전시 ‘근대의 꿈: 꽃나무는 심어 놓고’가 열리고 있다.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치열한 격변의 근현대를 살았던 구본웅, 권진규, 김기창, 김인승, 김환기, 나혜석, 남관, 박래현, 박수근, 유영국, 이대원, 이유태, 이마동, 이중섭, 장우성, 장욱진, 천경자 등 우리 근현대의 보물같은 작가 30여 명의 작품 70여 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는 세 개의 장으로 나뉜다. 첫 번째 장은 ‘근대인의 탄생’으로 근대기 신문물의 도입으로 빠르게 변화한 생활상과 신식교육으로 달라진 사회상, 신여성의 등장, 남녀 간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가족관의 변화 등 달라진 시대상을 화폭에서 읽어낼 수 있다.

 김환기, 여름 달밤, 1961, 캔버스에 유채, 194x145.5cm.

두 번째 장은 ‘시각성의 확장’으로 신식교육을 수료한 근대인의 정신을 보여준다. 근대인들은 관념과 이상의 사변적 태도에서 벗어나 주변의 실재를 탐색하고 관찰하게 됐다.

이 시기에는 실물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욕구와 결합해 사물 분할, 빛의 조건에 따른 화면 구성 등 다양한 조형적 실험이 이어졌다.

정물은 상징 기능에서 벗어나 화가의 감정을 투영하는 대상으로, 관념화된 산수의 모습은 화가의 주변을 둘러싼 실재 일상의 풍경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등 작품을 통해 개화기 이전 시대와 비교해 시각이 확장됐음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장의 주제는 ‘보편성을 향하여’다. 우리나라 근대기 미술 작가들은 새롭게 변화한 그들의 삶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노력했으며 이는 곧 추상미술에 대한 시도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우리 미술가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그림이 대거 전시된다. 소, 어린이, 가족, 물고기, 게, 달과 새, 연꽃 등 전통적이면서도 친근한 소재를 다양한 기법과 매체로 표현한 작가 이중섭의 그림 ‘물고기와 노는 두 어린이’가 공개된다.

박수근, 두 여인, 1960년대, 하드보드에 유채, 27.7x21cm.

한국 근현대 명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2와 프로젝트 갤러리2에서 9월 15일까지 열린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토·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관람료는 무료, 매주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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