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보훈단체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는 해,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는 ‘좌우 이념갈등 없는 애국’을 적극적으로 담았다.

 

문 대통령은 먼저 ‘현충원은 살아있는 애국의 현장’이라고 규정하면서 8평 장군묘역 대신 1평 사병묘역에 잠든 채명신 장군을 언급했다. 그의 “내가 장군이 된 것은 전쟁터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린 사병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우들인 사병 묘역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이것이야말로 ‘애국의 마음이 살아있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사회적 갈등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 속에서 추념사에는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국가적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는 문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히 담겼다.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습니다.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바로 애국입니다.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한데 이어 시대의 흐름을 올바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안정을 추구하고, 어떤 때는 변화를 추구합니다. 어떤 분야는 안정을 선택하고, 어떤 분야는 변화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국민 모두가 진보이기도 하고 보수이기도 함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이제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말했다. 광복군 창설과 해방 직전 좌우 합작으로 광복군의 ‘대동단결’을 이뤄낸 것도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한 측면을 먼저 보아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지난 100년, 우리는 식민지를 이겨냈고 전쟁의 비통함을 딛고 일어났으며 서로 도와가며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뤄냈고,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게 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하며, 우리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되새기며,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추념사는 독립과 호국, 민주를 향해 모든 것을 바쳤던 이들의 애국정신을 우리가 함께 계승해야 한다는 절박한 의지가 담겼다. 그 일에는 좌우도 진보와 보수도 없고, 그렇게 통합의 길로 선열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전진’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한 것이다.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