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원 (6·25참전유공자회 대전 대덕구지회장)

“전장의 전우들 생각하면 가슴 시려지는 계절”

“지금도 눈을 감으면 눈 쌓인 전장에서 하나 둘 쓰러지는 전우들의 모습과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막 20살이 되던 해 전쟁이 터졌고 그 해 참전하게 됐지요. 그리고 12월 눈 내린 장진호, 그 혹독한 추위 속에서 고생했기 때문인지 지금도 6·25라는 말을 들으면 뼛속까지 추위가 몰려오는 느낌이 듭니다.”

“그 전투에서 중공군의 공격으로 많은 전우들이 생을 달리했고 수백 명의 전우들 중 저와 10여 명만이 살아남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너무나도 참혹한 경험을 해서일까요, 아니면 살아남은 자의 부채감 때문일까요. 우리는 서로의 이름도 묻지 않고 각자 전장에서 흩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이름이라도 물어볼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69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우리나라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경제대국이 됐습니다. 이제는 사회 어디에서도 전쟁의 상흔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잘된 일이지요. 하지만 오늘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된 참전용사들의 거룩한 희생마저 잊어서는 안 됩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참전유공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행사들이 많아져 참 다행입니다. 하지만 전쟁에 참여해 나라를 지켰던 많은 분들 중에는 그 후유증으로 아직까지도 힘들게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가는 참전유공자들에 대한 보다 격조 높은 예우로 삶의 무게를 덜어주고, 시민들도 주변에 어렵게 사는 참전유공자들이 있는지 따뜻하게 돌아보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이택열 (전몰군경유족회 수원시지회장)

“전사하신 아버지 생각 눈시울 붉어져”

“올해도 어김없이 조국강산에는 아름다운 봄이 찾아 왔고 어느덧 여름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6월처럼 좋은 계절도 없지만 저는 이맘때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국가와 민족을 지켜내고 총탄과 포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선에서 장렬히 전사하신 아버지와 전몰군경 호국영령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제게는 이렇게 크나큰 의미로 다가오는 6월이지만 요즘의 세태를 보면 호국의 의미가 이 대한민국 땅에서 점점 잊히고 퇴색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존재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그 다음으로는 우리 모두가 분쟁과 전쟁이 없는 평화를 함께 염원해야 합니다.”

“전쟁으로 부모님을 잃고 힘들게 살아온 제게 언제나 ‘보훈’과 ‘평화’라는 단어는 애끓는 절실함으로 와 닿습니다.”

“호국정신이 따로 있을까요. 우리나라를 보호하고 지키려는 마음가짐, 그게 바로 호국정신이고 나라사랑 정신입니다. 특히 국민 누구에게나 주어진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나라를 지키랴’하는 마음으로 의무를 다해야 하며, 그 의무를 충실히 다한 사람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끄는 큰 인물이 될 것입니다.”

“머잖아 우리나라 곳곳에 자유와 민주, 정의와 애국심이 하나돼 국민이 주인인 자유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찬 꿈과 희망이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겠지요.”

 

송나영 (국가보훈처 훈남훈녀 온라인기자)

“숭고한 희생 감사하며 계속 보답할 길 찾아”

“6·25참전용사셨던 할아버지께서는 생전 어디를 가시더라도 국가유공자 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니며 국가유공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셨고, 저와 가족들 또한 국가유공자의 후손으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국립임실호국원에 안장되신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임실을 방문할 때마다 국가유공자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곤 합니다. 과연 나였다면 그때 그분들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을까. 그럴 때는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호국영령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호국정신은 호국영령을 기리는 마음을 갖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올해 국가보훈처 훈남훈녀 기자단으로 취재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보훈과 관련된 행사가 전국에 걸쳐 굉장히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특히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호국영령과 그분들의 희생을 생각하고, 관련 행사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을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막연하게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했지만 이제는 보다 확실한 목표가 생긴 셈이죠. 호국영령들께 감사하며, 보답하는 마음으로 보훈가족을 위해, 보훈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게 저의 ‘나라사랑’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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