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해 12월부터 경기북부보훈지청 보훈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새내기 복지사입니다.

민간에서 일했던 5년 여의 제도와 비교하면서 ‘국가에서 국가유공자의 노후를 위해 이렇게 지원을 하는구나’하며 놀랍고 한편으로 이곳에서 일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장기요양보험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보훈대상자의 가정을 찾아가 주 1~3회, 2~6시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보훈대상자 상태변화로 더 많은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다른 복지서비스로의 연계를 해주는 보훈재가복지서비스는 일반 요양보호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제도입니다.

특히 이곳 경기북부보훈지청은 마음·안전·동행 돌봄이라는 3가지 테마를 가지고 돌봄 프로젝트를 201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데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신선했고, 내가 그러한 보람된 일을 함께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올해 설날 6·25참전유공자 어르신 댁에 위문하러 갔을 때였습니다. 어르신은 육군 동원지원사령부 제55동원지원단 군인들을 보면서 대선배가 부탁할 말이 있으니 꼭 들어달라는 애절한 눈빛으로 “딱 3글자 ‘제대병’에 걸리지 않았으면 한다”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어르신은 “제대병은 군복 입은 군인이 군복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르고 빨리 제대하고 싶어서 걸리는 병이야. 내가 서둘러 사회에 나왔더니 너무나 힘들었어”하는 말씀과 함께 “나처럼 제대병에 걸리지 말고 충실하게 군 생활하며 임기 맞춰 전역해. 전역 후에 새로운 신세계가 열리지 않으니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당부도 덧붙이셨습니다.

제55동원지원단 군인들도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이었다며 다음 동행 돌봄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헤어졌습니다. 동행 돌봄을 나갔던 우리에게 반대로 마음 돌봄을 주신 어르신 때문에 돌아올 땐 우리의 마음이 돌봄을 받는 양방향 돌봄이 되었습니다.

저는 특별히 어르신들을 현장에서 돌보는 보훈섬김이 선생님들께 이 기회를 통해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관리하고 있는 지역의 섬김이 선생님 한 분이 건강문제로 2월말 퇴직하신 이후, 다른 선생님이 갑작스럽게 최근 암 선고를 받았고 현재 항암치료 중에 있습니다.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돌보고 섬기느라 정작 본인의 몸은 잘 돌보지 못한 선생님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그런데 해답은 동료 섬김이 선생님들에서 나왔습니다. 단체 SNS에 항암중인 선생님의 사연을 올리자 다른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아픈 동료가 담당하고 있던 어르신 댁을 방문하겠다고 자원하고, 주 2회 서비스를 받던 대상자 어르신들도 아픈 섬김이를 위해 본인의 서비스 시간을 줄여 주시고 진심으로 걱정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진정한 양방향 돌봄이고 섬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 복지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을 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복지입니다. 우리 지청은 최근 현장 수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필요로 하는 것을 드리는 돌봄, 그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이상숙 / 경기북부보훈지청 보훈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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