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무관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의 한 장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의미 있는 공연들이 잇달아 열린다. 신흥무관학교의 학생들, 독립운동가 최재형과 유관순. 항일운동의 한 가운데에 있었던 위대한 인물들의 삶이 무대 위에서 노래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격변하는 시대를 뜨거운 열정으로 살았던 그들의 삶이 100년의 세월을 건너 우리 역사의 한복판으로 들어오고 있다.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 (2.27~4.21, 광림아트센터 BBCH홀)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1910년 서간도 지역에 항일 독립운동 기지로 설립됐던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그렸다.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사람들의 숭고한 희생과 거룩한 승리에 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평범한 청년들의 우정과 동지애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해 무관학교를 설립한 선각자들에서부터 조선, 일본, 만주 등 각지에서 찾아온 무관들, 무관학교가 배출한 수많은 투사들까지. 그들이 이끌어간 항일무장투쟁의 역사가 무대 위에서, 신흥무관학교에서 오늘의 이야기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일본육사를 졸업하고 부대를 탈출해 광복군 사령관이 된 ‘지청천’, 경술국치 후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독립군 양성에 기여한 ‘이상룡’ ‘이회영’ ‘이은숙’ 등 실존 인물들을 등장시켜 뮤지컬에 생명력을 더한다.

이번 뮤지컬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항일무장투쟁의 선봉에 섰던 신흥무관학교의 투사와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지창욱, 강하늘, 성규(인피니트) 등 현재 군 복무 중인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과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시대상의 특징을 살린 한복, 군복 등 의상과 무대장치 또한 감동을 배가하는 장치가 된다. 젊고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배우들의 합창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며 관개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작품 속 인문들의 열정, 역경을 이기는 결연한 의지 등을 상징적으로 선보이는 역동적인 군무와 절도 있는 움직임은 공연의 막을 올라간 순간부터 막이 내려올 때까지 관객들을 숨죽이게 한다.

창작뮤지컬 ‘페치카’ (2.20,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러시아말로 따뜻한 난로를 뜻하는 ‘페치카’. ‘최 페치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일대기가 뮤지컬로 현대에 되살아난다.

최재형 선생은 안중근의사의 하얼빈 거사를 이끌어 낸 배후 인물이자 러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추모하는 항일투쟁의 영웅이다. 가난한 소작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러시아에서 자수성가해 한인지도자로 성장해 러시아 한인동포의 생활안정과 한인동포 자녀들의 교육에도 힘썼다. 러일전쟁 이후 일제의 한국 식민지화 정책이 본격화되자 의병운동을 적극 후원했으며, 구국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동포들을 ‘난로처럼’ 따뜻하게 품었다.

뮤지컬은 최재형 선생이 가난한 소년에서 독립운동의 대부가 되기까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림자처럼 헌신했던 그의 생을 실감나게 연출했다.

특히 뮤지컬에서는 러시아 문호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바탕으로 한 음악과 아리랑이 함께 어우러지는 극적 장면이 포함됐고 현대적인 락발드까지 더해져 공연은 더욱 풍성해진다.

서울시합창단,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 (3.2,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합창단이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를 선보인다. 이번 오페라는 이용주 작곡가의 신작이다. 그는 오페라뮤지컬 ‘윤동주’와 오페라음악극 ‘상처 입은 영혼-이화이야기’ 등 한국 근현대사를 다루는 무대를 기획해 주목을 받아왔다.

3·1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를 담았다. 이화학당을 다니던 17세 소녀 유관순 열사가 3·1운동에 참가하고,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하다가 체포되는 장면, 이후 참혹한 고문에 시달리다 끝내 옥사하고만 그의 불꽃같은 삶이 오페라로 되살아난다.

특히 공개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시민합창단이 직접 참가해 극중 ‘시민’ 역할을 맡음으로써 유관순 열사를 음악으로 추모한다는 처음의 뜻을 극적으로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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