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에 대한 맞춤형 재가복지서비스인 보비스 사업은 고령, 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을 겪고 있으나 가족으로부터 적절한 수발을 받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서비스다. 이분들께는 보훈섬김이를 파견해 가사·편의·정서 지원, 건강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이 사업을 처음 추진하게 된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하신 국가유공자분들이 점차 고령화되어 가고 있으나 그 가족들은 결혼, 직장 등의 이유로 부득이 흩어져 살게 됨에 따라 상이후유증이나 만성질환 등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국가가 이분들의 노후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 드려야 한다는 뜻에서 2006년 국가유공자 등 노후복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재가서비스가 본격 시작됐다.

처음에는 국가유공자 댁을 방문해 가사지원, 개인활동지원, 건강관리 등 가정에서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로 출발했다. 제도 시행 중 대상자 상당수가 경제적인 어려움, 거동불편 등으로 집에서만 적적하게 보내고 있어 복지담당 공무원과 복지사, 보훈섬김이들이 함께 지역 사회복지회관이나 푸드뱅크, 공기업 등을 뛰어다니며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원해 드리려고 노력해왔다.

서비스 시행 초기인 2009년 경 지역 복지팀장으로 근무했을 때 일이다. 시골 어르신들의 댁에 위문가면 벽지와 장판이 너무 오래되어 찢어지거나 누렇게 변한 집들이 많았다.

지역별 지업사를 찾아 도배지 장판 지원요청을 하고, 도배하는 날에는 아침부터 짐 옮기랴, 기존 벽지 장판 걷어내랴, 함께 풀 쑤어 벽지 바르고 장판 깔다 보면 어느덧 어둑어둑해지기 일쑤다. 작업 마치고 돌아오려니 막걸리 한잔하고 가라는 그 구수한 말씀에 묻어나오는 따뜻한 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금은 재가대상자가 초기 재가복지사업 당시보다 몇 배나 늘어남에 따라 직접 노동서비스는 할 수 없으나 보훈섬김이는 재가서비스 외에도 보훈청에서 추진하는 복지사업과 연계해 나들이나 위안잔치, 문화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석토록 하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주거활동에 맞는 주거환경 개선 등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드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지방청과 지청의 보훈복지사는 국가유공자들께 정부지원 외에 더 많은 복지혜택을 드리고자 지역사회 내 기관, 업체 등의 사회공헌활동사항을 인터넷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 연계, 협약해 어르신들의 필요하고 바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보비스요원은 현장이동 서비스를 위해 오늘도 보훈대상자를 향해 달려간다.

우리 재가복지서비스는 분주하게 움직인 손길과 발길의 과정 속에 내년에는 10년하고도 2년을 맞아 보다 나은 서비스의 발전을 위해 TF팀을 구성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힘차게 느껴진다.

새해를 맞아 국가보훈처와 우리 복지사, 보훈섬김이, 보비스요원들은 어르신들 노후의 삶에 또 한 사람의 지지자로서 곁에 있을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정향채  부산지방보훈청 복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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