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보면 감기로 열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일반적인 감기의 경우라면 초기에 발한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발한법(發汗法)이란 어떤 질환을 치료할 때 땀을 내 치료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우리 인체에는 고유의 방어기능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발열반응입니다. 특히 감기에 걸렸을 때는 이 반응이 현저하게 나타나는데, 우리 몸에 들어온 감기유발 균을 죽이기 위해 몸이 방어를 시작하면서 열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열이 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의 증식은 좀 더 활발해지며 바이러스의 증식은 둔화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때 체내에서 올라오는 열을 끄는 것보다 열이 내부에서 외부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유도하는 것을 좋은 치료라 합니다. 즉 열이 발생하는 것을 내버려두면서 내부에서의 과도한 열이 신체(특히 뇌)에 손상을 주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것입니다. 발한법은 통로를 열어줄 뿐만 아니라 땀이 마를 때 발생하는 기화열을 이용해 몸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도 합니다.

감기에 걸린 아이가 열이 별로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임상적으로 본다면 아이가 병균에 감염돼도 열을 올릴만한 기초적인 체력조차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경우 감기만 걸려도 중이염, 폐렴 등의 염증성 질환들이 바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는데 열이 나지 않는 아이들은 나중에라도 원기를 돋우는 치료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들이 환절기에 감기가 잘 걸리는 이유는 기온차가 심하고 그런 와중에 한기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즉 시기적으로 더운 낮에 땀을 흘리면서 뛰어 놀다가 저녁이 되면서 한기를 바로 맞게 되면 감기에 잘 걸립니다.

 

환절기 기온 변화 조절 유의

또한 밤에 자면서 새벽에 찬 기운을 바로 맞는 것도 감기를 재촉합니다.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아이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절기에 뛰어 놀 때는 너무 저녁까지 있게 하지 말고, 또 새벽에 밖의 공기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구조라면 어른들이 아이들의 등과 뒷목에 다시 이불을 덮어주는 것 또한 아주 손쉬우면서 중요한 감기 예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겨울에는 옷은 좀 헐겁게 입더라도 목을 감싸주는 목도리가 아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감기 예방법인데, 목도리가 너무 두꺼우면 오히려 목주위에 땀이 나면서 감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외출을 하고 집에 온 후에 손발을 씻고 양치를 하는 것 또한 평범하지만 중요한 예방법입니다.

김병민 대전보훈병원 한방과 부장, atkbm@hanmail.net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