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처럼 맑고, 하늘처럼 높고, 하늘처럼 넓은 국가유공자의 순수하고 큰 사랑이 오늘의 번영된 조국을 있게 했다고 자위하면서 오늘도 도시 근교에 있는 둘레길을 오른다.

젊은 날 야생마처럼 달렸던 험한 정글이 아닌 야트막한 구릉의 정비된 쉬운 길임에도 숨이 턱에 차오르는 두 시간 30~40분 소용의 산속 길.

절경이나 장관은 없고 깊은 계곡 폭포수도 없지만 아름드리 굴참나무와 소나무가 무성하고, 인위적으로 조성한 편백나무 숲도 힐링의 내음을 제법 풍겨주는데, 청솔모도 뛰놀고 이름 모를 새들이 노래까지 불러주니 시름이 저만치 달아난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스쳐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건네면 “대단하십니다. 그런 몸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요”라고 답한다.

아침 7시30분에 집을 나서 갈뫼산 둘레길 초입에 들어서서 10시 하산길까지 기계처럼 반복하는 일상을 보고 사람들은 온유한 눈길로 인사를 한다.오뚝이처럼 뒤뚱뒤뚱, 넘어질 듯 말 듯, 그래서 스스로를 춤추는 용사라 칭한게 이십여년 전 누운뱅이에서 일어나고부터다.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절망의 늪을 탈출해야만 했다. 목발과 휠체어에서 벗어나려는 부단한 노력, 상처에 또 상처를 덧씌우면서도 역전의 용사는 일어서야만 했다.

18개월 정글 속 야생마로 눈에서 불을 쏟아내었던 그 열정을 되찾을 수는 없더라도 하늘이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듯이, 나라사랑 강의를 한번이라도 더 할 수 있게 뒤뚱대는 건강이라도 다지기 위해 노병은 오늘도 둘레길을 오른다.

경남 창원시 허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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