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제18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영수 회장<사진>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제16회 휴전선155마일 종주행사 및 평화통일기원 결의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취임 후 처음으로 400여 명이 참여해 1박 2일로 치르는 행사인데다 결의대회에는 1,000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이기에 한 치의 소홀함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조금씩 급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우리 유족회가 달라진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전에 안보만 내세우면서 편을 갈랐던 상황은 이제 달라질 겁니다. 새로운 남북 화해 협력의 시대를 반영해, 평화와 번영의 시대에 맞는 내용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유족회는 남북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조직이 될 겁니다.”

취임한 지 두 달여,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방향을 잡기에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짧은 시간에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키는 한편, ‘새로운 개혁’으로 물줄기를 틀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조와 혁신이 우리의 방향입니다. 저는 인적 물적 개혁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직 운영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정관 개정 작업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우리 조직의 목적에서부터 운영 원칙까지 전체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진정으로 회원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단호한 목소리의 김 회장은 오랜 조직의 관행을 바꿔나가는 일도 하나씩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각종 행사의 경우 보훈처의 지원 예산만으로 치르려 합니다. 해보니 그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말해 행사 진행에 거품이 있었다는 얘기지요. 내실 있게 치르면 예산을 더 끌어 쓰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이렇게 하면 본회 사업을 통해 확보된 예산은 회원복지를 위해 돌릴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최소한 50% 이상의 사업예산을 회원복지를 위해 쓰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생각은 김 회장이 경기도지부장 시절 지역에서 ‘마을 만들기’ ‘좋은 아파트 만들기’ 등 지역사회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이제까지 진행돼온 유엔참전용사 유족 방문행사는 민간외교 차원에서 모범적인 사례이므로 계속 이어나가가겠다”면서 “유족회가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통해 ‘요구하는 단체’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식과 부모를 나라에 바친 명예’를 지키면서 ‘이웃에 봉사하는 참신한 단체’로 다시 탄생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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