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반도는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의 대화국면이 특사교환에 이어 남북정상회담 개최까지 발전하여 그야말로 해빙의 기적이 찾아왔다. 남북 간의 평화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면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개선,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필요하다. 이에 독립운동 진영에서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남한 독립운동가 후손의 북한 내 독립운동가 묘소참배 추진, 북한지역 출신의 생존 독립유공자들의 고향방문을 제안한다.

서울현충원 무후선열 제단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부주석을 역임한 김규식 선생을 비롯해 열 다섯 분의 납북 독립유공자가 위패로 모셔져 있다. 이 분들 중 상당수가 평양의 애국열사능에 안장되어 있다.

또한 3월 26일 현재 국내외 생존 독립유공자는 모두 쉰 한 분으로 북한지역 출신이 열 세(평안도9, 함경도3, 황 해도1)분이나 된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개천절 남북 공동행사를 계기로 유공자 후손들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2006년에도 추석 성묘 목적으로 납북 독립유공자 후손의 북한방문 기회가 있었다. 이후 세월만 흘렀고 많은 이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안타깝게 생을 마쳤다. 생존 유공자들의 고향방문은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추진돼야 한다.

둘째, 매년 열리는 3·1운동 재현행사의 북한지역 확대를 제안한다. 남북이 민족동질성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데 역사를 복원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북한지역으로의 재현행사 확대는 매우 의미 있게 생각된다.

재현행사는 삼일절 80주년을 기념해 1999년부터 남한의 15개 지역에서 최초로 시작된 이래, 99주년인 올해에는 전국의 58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는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정신을 이어가는 대표적 독립기념행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다.

백암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기술되어 있는 3·1운동 참여현황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211개 시군에서 일어난 사실을 알 수 있다. 일제 하 전국 시군의 수가 모두 230개(12시, 218군)였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실감이 난다.

그 중 북한지역인 평안도의 경우, 집회횟수와 투옥자수가 각각 314회, 12,210명으로 남북한 전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참여시군·사망자수·부상자수·참여인원수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북한지역인 황해도와 함경도의 경우 또한 적지 않은 인원이 참여했으며, 특히 경기도 안성과 더불어 가장 치열하게 일어났던 3·1운동 3대 항쟁지 중 두 곳(평안도 의주, 황해도 수안)이 북한지역에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재현행사의 남북한 전역으로의 확대 실시는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한민족 전체의 축제가 아닐 수 없다.

셋째, 3·1운동사를 비롯하여 항일 독립운동 전반의 학술정보 교류와 남북한 독립운동사 공동 집필을 제안한다. 3·1운동은 ‘자주독립’을 이루기 위해 남북이 참여한 대일항쟁이었다.

공동역사서 집필은 의지만 있으면 못할 것도 없다. 이를 통해 역사인식의 차이 극복과 민족 공동체의식 회복 계기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나아가 3·1운동의 유네스코 공동 등재 노력도 시도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6·25 전란 중에 분실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새가 최근 몇몇 경로를 통해 북한에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교류협력 차원에서 내년 대한민국 100주년에 임정 국새를 남한에 전시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의 협조를 제안한다.

남북 관계개선은 갈 길이 멀고, 변수도 많다. 평화 또한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잘 살려 한민족이 함께 번영하는 통일시대 개막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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