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 참석하는 하노버 채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의 끝에 봄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진다. 출근길, 산책길에 발견하는 연한 새싹과 앙상한 가지 위에 통통하게 올라온 꽃몽오리를 보면서 이제 곧 불어올 훈풍 기대에 마음이 들뜬다. 포근한 바람결에 아름다운 선율과 노랫가락 섞이면 추위로 지친 마음의 좋은 회복제가 된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음악축제가 활짝 펼쳐질 봄과 우리를 기다린다.

통영국제음악제(3.30~4.8)

 

통영국제음악당과 통영시 일원에서 개최되는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귀향’을 주제로 스티브 슬론이 지휘하는 보훔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협연으로 그 시작을 알린다. 이후 통영에서는 열흘간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과 장르를 초월하는 공연이 봄을 불러 상춘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가3월 30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에서는 작곡가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그리고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연주된다.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1981년 작품 ‘광주여 영원히’는 고향을 평생 그리워했던 작곡가가 조국의 근대사를 직시하며 만든 작품이다.

4월 5일에는 한스 크리스티안 오일러가 지휘하는 하노버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삼중협주곡과 윤이상 실내교향곡 2번 ‘자유에의 헌정’, 최근에 재발견된 관련악 모음곡 ‘낙동강의 시’를 연주한다. 특히 낙동강의 시는 올해 음악제에서 세계 초연되는 작품으로 낙동강 유역에서 남북이 격전을 벌였던 당시 상황을 반영한 듯 비극적 정서를 뚜렷이 드러낸 작품이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5.15~27)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모토를 걸고 지난 2006년 첫 회를 시작으로 매년 서울의 봄을 클래식 음악으로 맞이하고 있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오는 5월 1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곳곳의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서울의 문화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문화의 향유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욕구에 맞춰 기획된 실내악 축제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탱글우드 페스티벌 같은 세계적인 음악축제를 목표로 매해 성장을 거듭해 올해로 13회 째를 맞았다.

5월 15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장-클라우드 반덴 아인덴이 참여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한국가톨릭문화원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등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실내악 향연이 펼쳐진다. 또한 5월 19일은 안동교회와 윤보선 고택에서 ‘고택브런치콘서트’가 열려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클래식을 감상한 후 브런치를 즐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눈여겨봐야 할 공연은 3회에 걸쳐 진행되는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전곡’시리즈로 피아노 트리오 장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 중 하나로 평가되는 ‘대공(Archduke)'과 총 7개의 피아노 트리오 곡을 통해 베토벤 음악인생의 여정을 느낄 수 있다.

 

의정부음악극축제(5.11~20)

 

푸르른 봄 의정부예술의 전당과 의정부 시내 일원에서 제17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열린다. 축제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의미로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올해 축제는 공연프로그램만 4개국 58여 개 작품, 예술교류프로그램 6개, 전시프로그램 2개, 시민참여 프로그램 3개 작품 등이 공연되는 대규모 도시 음악 축제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국의 ‘451’은 대규모 야외공연으로 축제의 첫 시작을 강렬하게 물들일 예정이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 ‘화씨 451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작품은 인간사회의 갈등과 금기의 경계를 넘어 인간다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광장을 에워싸는 사운드와 스포트라이트, 폭죽, 밤하늘을 휘날리는 책장이 아름다운 이미지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이 공연은 예총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프랑스에서는 ‘몽유병자들’이라는 넌버벌 그림자극이 초청돼 빛과 그림자, 라이브 연주로 한 편의 시와 같은 공연이 펼쳐진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의정부예술의 전당 전시장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전 등과 같은 미술 전시회와 의정부시청 광장에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인 ‘미스터 엠 놀이터’, ‘플래시 몹’ 등이 진행되며 관람객들의 오감을 예술로 흠뻑 적시는 시간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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