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어머니가 정성스레 삼킨 음식을 탯줄을 통해 받아먹었다. 세상에 나와서는 어머니의 젖을 빨고 어머니가 손수 떠주는 음식을 먹으며 자랐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수저질을 배우면서 우리는 어머니의 손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어린 자식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세상의 어머니들은 어떤 생각에 잠길까?

우리가 하루 세 끼씩 먹는 음식은 모두 어머니의 젖을 대신하는 것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알다시피 모유처럼 아기에게 완전한 음식은 없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도 그렇게 완전한 걸까? 수저질을 배운 순간부터 우리는 늘 불완전한 음식을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그 불완전함이 곧 삶을 뜻하는 것이다.

 

칼과 입술/윤대녕/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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