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주를 마치고 청중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노랗고 붉은 나뭇잎 위로 하얗게 첫눈이 앉았다. 가을과 겨울의 아름다운 공존. 자연의 조화 속에 우리는 쓸쓸함 대신 낭만을 얻는다. 겨울의 눈은 어디든 가리지 않고 소복하게 쌓여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음악으로 따지면 오케스트라와 같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온갖 악기가 모여 커다란 하모니를 만들고, 그 소리는 지난 1년 쉼 없이 달려 온 우리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된다. 지치고 상처받은 한 해를 부드러운 클래식으로 마무리해본다.

 

서울시향 베토벤 ‘합창’(서울예술의전당, 12.21~22)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마무리하는 송년음악회 레퍼토리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골랐다. 4악장에 독일의 대문호 실러의 시에 곡을 붙인 합창곡이 들어있어 ‘합창’이란 부제가 붙었다. 자유와 화합, 인류애의 메시지가 담겨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기에 최적이다.

지난 2008년부터 서울시향의 송년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합창’은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의 지휘봉 아래 젊은 실력파 음악인 소프라노 이명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김석철, 베이스 박종민을 필두로 국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 그리고 서울시향의 하모니로 새해를 향한 환희의 기쁨을 노래한다.

대미를 장식하는 ‘합창’은 완전히 청력을 잃은 절망 속의 작곡가 베토벤이 희망과 기쁨을 찬미하는 자기 고백과 같은 작품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그 진정성이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베토벤이 남긴 최대 역작으로 평가되는 ‘합창’은 교향곡에 최초로 성악과 합창을 사용하는 파격적 구성을 선보이며 이후 브람스, 브루크너, 말러 등의 후대 작곡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한편, 서울시향은 21일 첫 공연을 인터넷 ‘네이버티비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 할 예정이다.

 

조수미 ‘윈터 판타지’(성남아트센터, 12.6)

전 세계에서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들으며 30년 간 프리마돈나로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소프라노 조수미가 오랜만에 국내 공연에 나선다.

조수미의 송년 콘서트 ‘윈터 판타지(Winter Fantasy)'는 다양한 장르의 레퍼토리로 대중과도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곡들을 준비해, 보다 열정적이고 환상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이번 공연에서 조수미와 협연하는 오케스트라는 1997년 2월 창단돼 교향악과 오페라, 발레 등 극장음악 전문 오케스트라로 전문성을 인정받은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프라임필은 현재 고전과 크로스오버, 오페라와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 최영선이 지휘한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세계 최고의 하모니카 연주자라 불리는 하모니시스트 박종성도 함께 한다. 그는 ‘하모니카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하모니카대회에서 자작곡으로 한국인 최초, 트레몰로 솔로부문 1위, 재즈 크로매틱 부문 2위를 차지한 전도유망한 연주자다.

무대는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리날도 등의 이탈리아 고전 오페라 넘버와 이탈리아 가곡으로 꾸며진 1부와 아리랑 랩소디, 선구자 등 우리나라의 가곡과 민요 등으로 채운 2부로 구성돼 추위에 지친 관객들의 귀를 녹일 예정이다.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서울예술의전당, 12.31)

올해의 마지막 날 진행될 제야음악회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임헌정이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명성을 지닌 반 클라이버 콩쿠르를 석권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소프라노 홍주영,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김석철, 바리톤 김종표와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이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야음악회는 롯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으로 공연을 문을 연다. 이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뛰어난 기량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하며 1부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2부에서는 합창곡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결혼행진곡,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 등 일반인에게 친숙한 합창곡을 연주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이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의 4악장으로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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