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방보훈청 구기래 복지팀장이 지난해 ‘보훈공감’을 통해 방문했던 독립운동가 후손 김미겸 씨의 집을 다시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년 전 봄도 그랬다. 지금처럼 똑같은 미소로 방문단을 맞이했던 독립유공자 후손 김미겸(70) 씨는 변치 않은 환한 미소로, 보다 더 밝아진 모습으로 대문을 활짝 열었다.

“늙은이 혼자 사는 집에 외롭지 말라고 방문해 준 것만도 고마운데, 제 힘든 사정을 지나치지 않고 기초수급자 신청까지 해주니 현실적으로도 크게 도움이 돼 주셨죠.”

대전지방보훈청이 ‘특별한 보훈공감’을 통해 김미겸 어르신 댁의 대문을 두드린 것은 2년 전의 일이다. 보훈공감은 대전청이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자치단체장, 대학교 총장, 기업체 대표 등 지역 명사가 보훈청장과 함께 형편이 어려운 국가유공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위로하는 프로그램이다.

‘보훈공감’의 활동으로 보훈가족은 자부심과 함께 사회의 관심에 고마워하고, 참여한 명사는 보훈가족의 어려운 형편을 직접 보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소통과 공감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처음 방문해 주셨을 때 기억이 생생해요. 제 사정을 살피시더니 저하고 같이 주민센터까지 가서 제가 그동안 몰라서 받지 못하고 있던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같은 것을 받을 수 있게 신청해 주시더라고요. 덕분에 몸이 아파도 그만둘 수 없었던 일을 가끔 쉴 수도 있게 됐어요.”

연로한 나이에 몸도 성치 않았지만 또한 그 때문에 막막했던 생계는 어려운 사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세심하게 신경 써준 방문단 덕분에 아프면 쉴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얻었다.

어르신의 할아버지인 김정태 선생은 경남 김해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주동하고 선두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후 만주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이어나간 독립운동가다. 재산이 될 만한 것들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고, 해방 후에는 학교 등지에 땅을 기부하는 등 평생 조국을 위해 살아간 분이셨다.

“제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할아버지 얘기를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렇지만 저는 할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나라를 위해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존경받아 마땅하지요.”

함께 방문한 대전지방보훈청 구기래 복지팀장은 현장의 어려움을 돌보는 활동은 결코 멈추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일회성에 그치는 도움은 도움이 아닙니다. 꾸준히 돌봐 드리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죠. 올해부터 재가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마음 똑똑 방문단’ 운영도 시작했어요. 김미겸 어르신처럼 실질적으로 도움 드릴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찾아봐야죠.”

현장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것이 곧 따뜻한 보훈의 실천이다. 보훈복지의 중심에는 보훈가족과 그들의 삶의 현장이 있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 따뜻한 시선, 그것이 나라를 위해 희생과 헌신을 다한 보훈가족에게 보내는 진정한 ‘섬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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