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 점점 일찍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6월도 이상고온으로 인한 더위에 시달렸는데 7월부터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에 여름철에 조금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름은 뜨거운 열기가 기운을 손상시키는 계절로 이때 기운을 잘 북돋아주지 않으면 집중력과 의욕이 떨어지면서 만성피로와 식욕저하 등의 증상으로 고생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더운 여름에는 찬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 특히 평소에 원기(元氣)가 약한 분들은 가급적 찬 음식을 적게 드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여름에 우리는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먹습니다. 그런데 여름 중 가장 더운 삼복(三伏)에 우리는 왜 뜨거운 삼계탕을 먹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 몸의 바깥은 뜨거워지나 몸의 안쪽은 상대적으로 더 차가워지는 이치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질이 따뜻한 닭고기, 인삼, 대추 등을 함께 달여서 차가워진 속을 데워주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여름에 많이 먹는 냉면은 사실 원래는 겨울음식입니다. 옛날에는 얼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겨울에 냉면을 만들어 먹었다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사실 겨울에는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몸의 바깥은 차가워지고 몸의 안쪽은 상대적으로 더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겨울에 뜨거워진 속을 식히려고 우리 선조들은 냉면을 만들어서 별미로 가끔씩 드셨습니다.

몸의 외부가 더워지면 몸의 내부는 차가워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 여름에 덥다고 해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을 너무 많이 먹으면 쉽게 배탈이 나고 원기를 상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여름철에 시원한 음식을 전혀 안 드실 수는 없으나 가급적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복숭아 살구 보리밥 등 제철음식 섭취

여름철 기운을 북돋아주는 음식으로는 복숭아, 살구, 부추, 보리밥 등이 좋습니다.

복숭아, 살구, 부추 등은 봄에 열심히 일했던 간(肝)의 기운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고, 보리밥은 더위를 이기게 해주는 음식입니다. 보리는 시원한 성질이 있어 열이 많은 분들이 드시면 더 좋습니다.

여름철에 기운이 떨어지고 자주 갈증이 나는 경우 오미자와 인삼, 맥문동을 1:1:2의 비율로 달여서 차처럼 드시면 좋습니다. 한의학에서 ‘맥을 다시 살게 한다’는 의미의 ‘생맥산(生脈散)’이라고 부르는 처방으로 여름철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부족해진 기(氣)와 진액(津液)을 보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정보견 광주보훈병원 한의과장, bimok7@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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