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희(전몰군경미망인회 원주지회장)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호국보훈의 달은 저에게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리움’입니다. 국가가 정해준 남편의 두번째 기일인 것 같아 고마운 마음으로 매년 6월을 보내고 있지요.”

“결혼하고 나서 남편의 베트남전 파병 시절 일화를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이 너무 생생했지요. 함께 돌아오지 못한 전우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는 저도 슬펐습니다. 남편은 늘 그 일을 마음에 두고 살았습니다.”

“남편은 생전 국가관이 아주 뚜렷하고 강직한 사람이었어요. 평생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도 하고,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발 벗고 나서는 사람. 베트남전 참전이 남편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 그게 남편의 진짜 애국심이었다고 생각해요.”

“남북 분단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애국심’은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우리보다 훨씬 똑똑하고 더 발전된 세상을 살고 있지만, ‘국가’에 대한 관념을 더 튼튼히 가졌으면 해요.”

 

양관모(6·25참전유공자회 대전지부장)

 

“6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눈만 감으면 내 주변에서 죽어가던 전우가 떠올라요. 숱한 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때 얻은 부상은 아직 내 몸에 남아 있는데 함께 참전한 동지들은 어디로 갔는지 그리움만 매일 쌓여갑니다”

“지금은 내가 겪은 비극을 대한민국의 미래로 넘겨주지 않기 위해 6·25바로 알리기 교육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충남대학교 학군단에 강의를 갔을 때였습니다. 의젓한 청년들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져서 ‘나처럼 중간에 책 놓고 전쟁 참여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아주 우렁차게 ‘네’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 말도 못하게 감동적이었고, 우리 젊은 세대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전쟁 세대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는 것이 순리라지만 우리 후손들이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웠던 희생자와 참전용사들을 기억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또한 국가에서도 우리의 정신을 후손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교육의 장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들 하죠. 우리 민족 최대 비극이었던 6·25전쟁의 상흔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지만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고, 우리는 현실에 급급한 나머지 그 당시 절박했던 상황과 전쟁이 남긴 아픔을 잊고 사는 것 같아요.”

“전쟁은 우리 국토의 40%를 파괴하고 전쟁고아 10만, 이산가족 1,000만을 만들었어요. 유엔 한국재건위원회에서는 ‘쓰레기통에서 어떻게 장미꽃이 필 것인가?’라고 했고, 맥아더 장군은 ‘한국이 재건하기까지는 적어도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을 만큼 전쟁으로 참담한 피해를 받았었죠. 하지만 우리 국민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어요. 그 이면에는 다시는 비극 속에 살지 않으리라는 우리 국민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많은 호국영령들의 값진 희생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자유를 만끽하며 번영된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호국보훈의 달만큼이라도 가까운 현충원을 참배하고 거룩한 희생정신을 되새겨보면 좋겠습니다.”

 

김혜림(국가보훈처 훈남훈녀 온라인기자단)

 

“기자단으로 호국영령과 함께였던 모든 취재는 제 자신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취재를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픈 것을 견뎌야 했으며, 수차례의 반성이 필요했습니다. 고향 출신의 독립운동가와 6·25참전용사를 몰랐고, 살고 있는 지역의 현충시설 위치를 모르는가하면, 현충시설들이 외진 곳에 방치돼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이 안일함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호국영령을 위한 국화 한 송이를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슬픈 6월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호국영령을 위한 짧은 묵념 하나라도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 후손들이 모두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건 순국선열, 지금도 국방 수호를 위해 입대하는 형제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평화로운 일상을 어떻게 가질 수 있었는지, 얼마나 큰 희생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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