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호흡기가 약한 분들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호흡기에 좋은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한의학에서 ‘길경(桔梗)’이라고 부르는 도라지는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열로 생긴 끈끈한 담(痰)을 풀어주고 폐(肺)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어 호흡기 질환에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라지에는 인삼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기관지 점액과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천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기관지를 타고 폐로 내려가는 먼지의 양을 줄이고 가래를 묽게 하는 기능이 있어 각종 공해와 매연 등에 장시간 노출되어 호흡기 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이 꾸준히 섭취하면 도움이 됩니다.

 

살구씨, 폐·대장에 좋은 식품

한의학에서 ‘행인(杏仁)’이라고 부르는 살구씨는 동의보감에 ‘기침이 북받쳐서 호흡곤란을 일으키게 될 때 담을 녹여 기침을 멈추게 하고, 숨이 가쁘고 가래가 끓을 때에 진해거담제의 역할을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살구씨는 폐에 좋고 대장을 깨끗이 하며 해수, 천식, 기관지 계통의 질병을 다스리는 데 좋습니다. 살구씨는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적당히 드시되 날것으로 먹기는 불편하므로 기름을 내 티스푼으로 하루에 세 번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호흡기 계통이 좋지 않은 분들에게 배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호흡기 질환에 걸려 기침이 심하거나 평소 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배는 기관지의 피로를 풀어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은행은 독성 있어 익힌 후 먹어야

기침이나 가래를 삭이기 위해 배를 이용하고자 할 때에는 생강이나 꿀을 곁들이면 그 효과가 더욱 좋아집니다. 생강과 꿀의 따뜻한 성질이 배의 찬 기운을 상쇄시켜 기관지를 부드럽게 해줍니다. 뿐만 아니라 생강과 꿀을 곁들인 배숙은 소화불량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열매가 살구씨인 행인과 비슷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은행’은 동의보감에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폐(肺)와 위(胃)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하고 숨이 차거나 기침을 멎게 한다’라고 해 예로부터 기침이나 천식에 두루 사용해 왔습니다.

다만 은행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굽거나 익혀서 먹어야 하며 특히 뾰족한 부위에 독성이 있으므로 제거하여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성인도 하루에 많은 양을 먹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정보견 광주보훈병원 한의과장 bimok7@bohun.or.kr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