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호 대위은 제7사단 제3연대 제3대대 제9중대장으로 강원도 양구의 1090고지(크리스마스 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크리스마스 고지는 육군 제7사단이 담당한 전선 중 최북단에 위치한 곳으로 적의 주요 저항선인 어은산에 이르는 요지다.

1952년 10월 6일 어은산 일대에 포진하고 있던 중공군 제204사단이 기습 공격하면서 크리스마스고지 전투가 발발했다. 적은 300여 발의 공격준비사격을 한 후 파상공세를 감행해왔고, 중대는 포병 지원 아래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적의 압도적인 화력에 밀려 고지 남쪽으로 철수했다.

거듭되는 포위와 압박으로 중대의 후미마저 차단당하자 위기를 직감한 이순호 대위는 일부 병력과 함께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이순호 대위는 대원들과 함께 한 치 물러섬 없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검을 휘두르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순호 대위는 허벅지에 총상을 입고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부하들의 후송제안을 완강히 거부하고 3박스의 수류탄을 투척하는 등 혈전을 벌이다 흉부에 재차 총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전사했다.

부상당한 상태에서도 사력을 다해 싸우고 죽음까지 불사한 이순호 대위의 희생정신을 앞세워 역습을 감행한 제11중대는 적을 포위·섬멸하고 고지를 사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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