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는

새벽 여명이 걷히고 찬란한 아침. 작열하는 장엄한 태양도, 파란하늘 달려가는 양털 같은 구름도, 붉게 타는 황금 낙조와 새들의 군무도, 그곳에 있을까.

보석을 뿌린 듯 무수한 별들이 쏟아질 듯 반짝이는 밤하늘. 초승달의 신비로움도, 유성이 흐르는 경이로움도, 은하수 전설 견우직녀 얘기도, 그곳에 전해질까.

 

산(山)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지구. 그 핵심에 뜨거운 핵의 용틀임 있어 고산과 협곡이 형성되었다면, 초록의 향기와 청량한 물소리, 수많은 동물 새들의 노래, 애절한 벌레 울음소리도 그곳에 들릴까.

봄 안개와 함께 백화가 만발하고, 가을산은 홍엽으로 불타며, 겨울산은 순백의 눈꽃 천사의 춤처럼 나풀나풀 함박눈의 아름다움. 이렇게 무아경에 이르는 장면을 그곳에서도 볼 수 있을까.

 

바다에서는

태초에 생명 자원인 바다. 에메랄드빛 영롱한 행성, 영겁의 세월 속에 수많은 생명을 잉태하여 적자생존의 소용돌이와 진화의 혼돈이 계속되는 곳 바다가 그곳에도 있을까.

사파이어빛 태양과 함께, 더러는 잔잔한 호수가 되어 수많은 여린 생명을 조용하게 잉태하고, 때로는 성난 파도가 되어 산을 깎아 기암괴석을 만들고 바위를 갈아 모래알로 다듬어 끝내 환상적인 해변을 만들어낸 기적들이, 그곳에도 있을까.

 

땅(大地) 그곳에서는

봄철 안개 속에서 푸릇푸릇 새싹들이 지표를 뚫고 솟아나는 신비, 초록물결의 파노라마, 바람에 날리는 운무가 초원을 덮는 몽환적 현상도 그곳에 있을까.

우물에 피어 하늘을 수놓는 일곱 색깔 무지개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가을엔 황금물결이 농부의 마음과 가축을 살찌우고, 저녁노을에는 밥 짓는 내음과 굴뚝에서 뿜는 연기가 뒷골목을 감도는 훈훈한 정경으로 살아나는데. 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그곳에도 있을까.

 

사람 그들은

청정에너지 아침 햇살을 받으며 활기 넘치는 출근길, 빌딩과 가로수가 잘 어울리는 거리, 왁자지껄 등교하는 학생, 노란 통학차를 타기 싫어하는 아이의 울음, 배움의 요람 학교의 소음과 시장상인의 외침 등 복잡한 삶의 모습들이 그곳에도 있을까.

그곳에는 가난으로 인한 인권유린과 사회갈등, 상상과 이념의 대립도 사악한 범죄도 생존을 위한 인고의 세월도 없겠지.

그곳에 영원한 안식처 유토피아가 정말 기다리고 있을까.

 

조월남 충남 천안, 국가유공자

 

* 자만시(自輓詩) : 자신의 죽음을 가정하고 스스로 애도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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