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봄에는 천지간의 만물이 싱싱하게 싹트고 자라서 번영하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봄철에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봄에 얼었던 땅이 녹고 뿌리 속에 저장되었던 양기가 땅 위로 올라오면 우리 인체 내부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대지가 녹으면서 축축해지듯 우리 몸에도 습(濕)이 쌓이면서 소화가 안 되거나 몸이 천근만근 무거우면서 나른해지기 쉽습니다.

또한 봄철에는 평소 혈압이 높거나 몸이 비만한 사람들은 특별히 풍(風)을 조심해야 합니다. 봄은 바람이 많은 계절이라 인체 역시 같은 원리에 의해 풍(風)이 잘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봄철 건강을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봄철 양생법으로 다음과 같이 권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조금 늦게 잠자리에 들고 조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이른 아침 넓은 마당을 거닐며, 옷을 느슨하게 입고, 머리를 풀어헤쳐 신체를 편안하게 하라. 또한 생겨나는 것을 죽이지 않도록 하고, 기르며 억누르지 않도록 하라.”

이를 현대식으로 해석해 보자면 봄에는 사람도 자연의 따뜻한 기운을 받아들이기 쉽도록 옷도 느슨하게 입고 몸과 마음도 여유롭게 생활하라는 말입니다.

겨울처럼 실내에만 있지 말고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을 갖고 활동량을 늘려야 봄의 양기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산책, 자전거, 스트레칭 등 잠깐이라도 가벼운 운동을 한다면 더 좋겠습니다.

봄에 자주 찾아오는 춘곤증도 자연은 이미 봄이 왔는데 우리 몸이 아직 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겨울인 상태로 있을 때 몸이 무겁고 나른하고 졸리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충분한 수면으로 길어진 낮에 적응하고 규칙적인 식사로 많아진 활동량에 필요한 영양소를 잘 공급한다면 춘곤증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충분한 수면 규칙적 식사 필요

봄에는 기가 부족하고 습이 많아지므로 기를 돋우기 위한 인삼차, 황기, 닭고기가 좋으며 달래와 냉이, 두릅, 돌미나리 같은 봄나물을 자주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봄에는 위장장애가 잘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아침은 거르지 않고 든든히 먹고 저녁은 조금 적게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탄수화물 소화를 돕는 현미, 율무 등의 곡식류와 호두, 잣 등 견과류를 곁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다가올 여름은 신장(腎臟)이 약해지기 쉬운 계절이므로 봄에 미리 검정깨나 검정콩 등을 자주 섭취해 신장 기능을 돕는 것도 필요합니다. 건강관리 잘 하셔서 찬란한 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정보견 광주보훈병원 한의과장, bimok7@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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