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春)삼월. 봄의 초입이라 해도 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았으나 마음만은 봄이다. 잔뜩 웅크렸던 몸을 펴 따뜻한 햇살을 찾아 어디라도 가고 싶지만, 봄을 시샘하는 늦추위가 우리 앞을 막아선다. 마음과 대기의 온도차로 멈칫 거리는 발걸음 앞에 잠시 쉬었다 가라고 손짓하는 크고 작은 공연이 있다.

춤과 노래는 마음의 안식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가무에 능했고, 그것을 즐길 줄 알았다. 그것으로 삶의 자양을 삼을 줄 알았다. 춤으로 기쁨을 나누고 슬픔은 승화시켰다. 고단한 하루의 끝은 반드시 노래로 어루만졌다. 이만큼 우리네는 가무를 사랑한 민족이다. 꽃샘추위가 봄을 가로막아도 춤과 노래면 된다. 무대는 벌써 활짝 꽃을 피웠다. 어느새 포근하다.

 

영웅(뮤지컬) 2017년 5월 25일까지

전국 순회공연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을 되새기게 하는 뮤지컬 ‘영웅’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영웅’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2009년 초연된 영웅은 안중근 의사 의거일 100주년(2009년 10월 26일)을 기념해 기획됐다.

공연은 일제 강점기 1909년 청년 안중근이 러시아 연해주의 자작나무 숲에서 동지들과 단지 동맹으로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영웅은 안중근을 독립운동가로서의 업적뿐만 아니라 가족과 동지들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와 내적갈등을 절절히 교차해 보여줌으로써 안중근 의사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실감나는 무대 연출과 가슴 울리는 노래를 감상하고 싶다면 가까운 공연장으로 달려가면 된다.

전국 공연 일정 ▲창원 3월 11~12일 ▲광주 3월 24~26일 ▲인천 3월 31일~4월 2일 ▲대구 4월 21~23일 ▲진주 5월 19~20일 ▲여수 5월 26~28일

 

사랑의 묘약(오페라) 2017년 3월 22~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은 올해 ‘세종시즌’의 첫 공연으로 이달 22~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무대에 올린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초연 이래 국내외 여러 연출가들에 의해 재해석 돼 왔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은 세계적 연출가 크리스티나 페졸리와 함께 이탈리아 원작을 한국의 고전미가 가득 담긴 동화 같은 분위기로 해석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지난해 서울 공연 당시 서울 역사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한 연출가는 조선시대 농민의 삶과 자연의 인상을 이탈리아의 전통적 색감과 상상력을 융합해 한국문화의 특수성을 머금은 새로운 느낌의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냈다.

이 공연에는 제플린 비행선이 등장하고, 한국의 전통혼례 장면, 나비와 원숭이 등 보조적 캐릭터 등이 전체와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관객의 시선을 끈다.

 

향연(한국무용) 2017년 2월 7~1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무용단 ‘향연’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2015년 12월 초연 당시 현대적 감각을 입힌 전통 춤과 세련된 무대 미학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 춤의 대가 조흥동이 안무하고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한 ‘향연’은 순백의 무대 위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우리 춤이 단연 압권인 작품이다. 사계절 안에 궁중무용, 종교무용, 민속무용을 담아 우리 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선비춤, 소고춤 등 남성춤을 많이 등장시키며 여성무용수의 춤이 중심을 이루는 기존 한국무용공연과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무대 연출은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대신 색과 선을 살려 간결하되 강렬한 미학을 선보였다.

‘향연’은 제례의식인 종묘제례의 경건한 움직임으로 문을 연다. 양손에 적(문무를 출 때 손에 드는 무구)을 든 무용수들이 예를 갖춰 봄의 시작을 알리면, 새하얀 모란꽃을 든 무용수들의 춤이 이어진다.

1막(봄)이 마무리되면 2막(여름)은 살풀이춤, 3막(가을)의 선비춤을 선보인다. 3막의 ‘오고무’는 20여 명의 여성무용수가 360도 회전하는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이어 4막(겨울)은 무용수가 나라의 평안과 태평성대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태평무’를 선보인다. 무대 자체가 하나의 오방색이 되도록 연출해 마치 한 편의 화폭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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