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년 그가 살았던 4평 공간의 완벽한 재현.

르 코르뷔지에.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건축가.

건축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키워드이자 현대건축의 문을 연 사람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100인 중 건축가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혁신한 현대문화의 아이콘이자, 건축가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권력과 자본의 논리에 맞섰던 철학가로서, 미래를 제안하여 시대를 이끈 선구자였다.

그가 서울을 찾았다. 그의 작품세계와 건축의 정신들이 한국 나들이에 나선다.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현대건축가의 작품이 세계문화유산에 17개나 등재된 이후 처음 여는 전시이다.

 

거장, 치열하게 고민하며 건축으로 들어가다

르 코르뷔지에 재단은 이번 전시를 유네스코 등재기념 특별전으로 명명하고 역대 가장 큰 대규모 전시로 기획했다. 드로잉, 회화, 모형등 그의 미공개 작품 140점을 포함해 전체 500여 점이 전시된다. 그런 만큼 르 코르뷔지에의 어린 시절 건축가로서의 형성기 때부터 죽기 전까지의 행적의 자료를 모은 특별한 콘텐츠가 공개된다.

그가 건축가로서의 입지와 개념을 다진 동방여행 스케치는 평생의 건축적 사고를 형성하고 본질을 깨닫게 된 가장 중요한 기록이다. 그의 평생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던 이 스케치는 르 코르뷔지에 전시 역사상 처음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르 코르뷔지에의 역사적 기록과 건축 개념의 구축과정이 전부 담겨있다. 특히 시대적 난제를 건축으로 극복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적 성과는 그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회화에서 그 답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르 코르뷔지에는 화가이자 건축가이며 비평가였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그의 회화 주요작품이 이번 전시회에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그가 위대한 건축적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인내심이 있는 비밀연구’라고 명명한 그의 ‘그림 속 건축’ 때문이었다.

마치 거장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번 전시는 거장의 결과물보다는 그 치열한 과정을 소개해 모든 발전과정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그의 건축의 큰 핵심이 됐던 모형들로부터 건축의 컨셉이 어떻게 시대의 큰 영향과 흐름을 바꿔놓았는지를 알 수 있다.

▲ 작은 비밀, 48x38x10cm, 1963

 

▲ 숲의 도안화연구,18.3x16.3cm, 1905, 석물연필, 수채화

르 코르뷔지에는 곧 현대미술이다

세계 주요 현대미술관에서는 그의 전시를 앞다투어 유치하며 최다 관람객을 모았다. 이번 서울특별전은 재단의 결정으로 특별하게 뉴욕 모마, 파리 퐁피두, 서울 디렉터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역사적인 프로젝트이다. 현대미술과 디자인혁명으로 모더니즘 정신을 요약한 그는 현대문화의 아이콘이 됐으며 그의 독특하고 눈길을 끄는 외모 또한 브랜드가 됐다.

회화와 스케치 건축물을 거쳐 마지막 전시장에서는 그의 마지막 여생을 보냈던 삶의 현장을 만난다. 세상에서 가장작은 세계문화유산 즉 ‘작은 위대함 4평의 기적'이 그것이다. 지중해가 보이는 니스의 캅 마르탱 휴양지에 그의 모듈러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약 4평(16m2)의 공간에 지은 그의 오두막집(카바농)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인 그가 인생의 마지막에 머물렀던 곳은 고작 4평짜리 오두막집이다. ‘4평이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간이다. 그가 설계한 수도원의 수도사 방도 마찬가지로 4평이었다. 더 할 것없는 완전한 공간 그 4평에서 그의 인생과 철학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그 방을 찾는 사람들은 다시 내 인생의 본질을 되묻게 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월 26일까지. 국가유공자 특별할인가격 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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