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후 한동안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로 전락했지만, 숱한 역경을 극복하며 국제사회가 경탄해 마지않는 경제발전을 이뤘고, 이 바탕 위에서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정치적 민주화도 달성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하거나 새로 탄생한 140여개 신생독립국가들 가운데서는 단연 최고의 경제발전을 성취했고,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2015년 말 기준으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국제사회의 찬사가 결코 빈말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또한 경제발전의 바탕 위에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정치적 민주화도 달성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는 크게 성공한 나라임에 틀림없지만, 감사한 마음과 자긍심을 나타내기보다는 불평불만으로 우리 사회는 물신주의의 만연에 따른 경제적 빈부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병리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자살률, 이혼증가율 등 여러 분야에서 수위권에 속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현실이 이 같은 사실을 잘 입증해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근원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만연한 갈등·분열, 국가 안보에 악영향

이러한 갈등과 분열을 대화·타협·합의 과정을 통해 마땅히 통합으로 유도해야 할 정치사회가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데에 기인한다. 언론계나 학계 등 지식사회 역시 진영논리에 갇혀 통합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때에 따라서는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국민들의 통합과 갈등에 대한 인식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국민통합 국민의식조사’(2015년 12월 29일 발표)에 따르면, ‘현재 국민통합 수준’을 물어본 결과 갈등수준이 5점 만점에 3.65점으로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갈등 악화 요인으로는 여-야 정치갈등(51.8%), 경제적 빈부격차(40.3%), 개인 이기주의(36.4%) 순이었다. 몇 달 앞서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 고교·대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통합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사회 갈등 악화의 원인 순위가 ‘여-야 정치갈등’(52.9%), 경제적 빈부격차(47.4%), 언론의 선정적 보도경향(39.8%) 순이었다.

문제는 우리 사회 내에 만연한 갈등과 분열 현상이 속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결과를 수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대남 선전선동과 통일전선전술을 끊임없이 구사하며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국론 분열과 사회적 혼란은 금물이다.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로 말미암아 패권경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기초한 물리적 위협과 집요한 대남 선전선동 및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한 심리적 위협이 엄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로 치닫는다면 대한민국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주지하다시피 북한의 대남 전략의 최종목표는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북 평화협정 체결 주장과 함께 집요한 반미자주화 선전선동·통일전선전술로 한미동맹 해체와 미군철수를 이끌어내 마침내는 북한식 흡수통일을 의미하는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실현하겠다는 야욕인 것이다.

세계사는 아무리 물질적 번영을 누리고 있고 군사적으로 강국이라 할지라도 국가전략이 실패하고 그 나라의 국민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박약해 사회가 갈등과 분열로 치달을 경우 망국의 길로 접어들고 만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로마도, 페르시아도, 중국 역대 왕조도 그랬다. 그러므로 진정한 국력을 구비하기 위해서는 내적 안보 능력 강화와 밀접한 정신력의 강화, 즉 소프트파워 역량 증진이 필수적이다.

레이 클라인(Ray S. Cline)은 한 나라가 눈에 보이는 국토, 인구, 경제력, 군사력 등의 하드파워의 크기가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국가전략, 국민의지 등의 소프트파워가 약할 경우에는 그 나라가 망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는 국력을 계산함에 있어서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더하기’가 아니라 상호 ‘곱하기’로 국력공식을 세웠는데, 이 공식은 소프트파워, 즉 정신력을 ‘0’에서부터 ‘1’에 이르는 지수로 표시할 수 있다면, 이 지수가 ‘0’에 가까울 때 나라가 패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국민 통합, 대립 예방 위한 교육

두말할 필요 없이 내부적으로 심한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는 사회적 분열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동체의 유지·존속을 위해서는 내부의 결속력, 즉 국민통합의 강화 차원에서 대립과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치유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러한 노력으로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나라사랑교육일 것이다. 나라사랑교육은 소프트파워의 핵심인 나라사랑정신, 곧 애국심을 함양하는 매우 효과적인 기제인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이 나라사랑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나라사랑정신은 자국에 대한 자긍심의 발로로서 ‘나’와 ‘나라’가 하나라는 운명공동체적 일체감, 즉 확고한 국가정체성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국가의 내적 안보의 근간이 되는 국민통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결국 나라사랑정신은 내적 안보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곧 목숨 바쳐 나라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호국정신의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안보상황은 나라사랑교육을 통해 소프트파워 역량을 크게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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