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자연에 대한 경외와 산악신앙에서 비롯된 산수 그림은 시대를 거쳐 다양한 방식으로 발달하면서 전통 회화의 주요 주제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산수는 미술의 주요한 주제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전 시기에 걸쳐 산수가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산수, 이상향의 재현’전은 삼성미술관 리움의 소장품 중에서 전통 산수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이 전시회에서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궁중회화와 겸재 정선으로 대표되는 진경산수화, 조선시대 전 시기에 걸쳐 제작되었던 다양한 화풍의 관념산수를 통해 조선시대 산수의 다양한 측면을 볼 수 있다. 한국 전통 회화에서 산수는 회화의 여러 분야 중 전시기에 걸쳐 가장 많이 그려졌던 주제였으며 인물, 화조영모 등 다른 분야에서도 주제를 풍성하게 해주는 배경으로 애용됐다. 권위와 위엄의 상징, 일월오악도 일월오봉도는 극도로 형식화된 산수를 장엄하게 펼쳐 병풍으로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매우 독특한 형식의 그림이다. 주로 조선시대 궁궐의 어좌(御座) 뒤는 물론, 임금의 초상인 어진(御眞)이 걸린 뒤편에도 설치됐다. 이것은 일월오봉도가 임금의 생존시나 사후의 구별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임금의 존재를 상징하는 동시에 보호하는 역할을 하였음을 알려준다. 이상향을 꿈꾸다, 관념산수 전통 산수화의 주제는 이상적인 자연, 즉 사생(寫生)이 아닌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대부분이다. 원래 산수는 화가가 눈에 보이는 산과 물, 즉 자연을 자세히 관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묘사하면서 시작된 것. 그러나 점차 산수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화가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을 통해 변형하여 표현했다. 이러한 변형은 산수를 바라보는 당시 사람들의 시각, 즉 ‘이상적인 자연’을 구현하는 관념산수화로 진행됐다. 한국의 산천을 그리다, 진경산수 산수화 기본적으로 이상적인 자연을 그리는 관념산수가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유의 산수화 장르가 발달했다. 바로 우리나라 산천을 그리는 ‘진경산수(眞景山水)’의 발달이다.진경산수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겸재 정선(謙齋 鄭敾)에서 비롯됐다. 정선은 조선에 실재(實在)하는 산수를 그려야 한다는 주제의식 아래 전국의 유명한 명승(名勝)을 직접 여행하고, 현장에서 만난 흥취(興趣)를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정선은 우리나라 자연의 특색을 살리는 짙고 풍부한 먹과 힘찬 필선, 독특한 소나무 화법 등을 개발해 주제뿐 아니라 화풍에 있어서도 18세기 화단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냈다. 내년 2월 12일까지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 휴관.국가유공자는 50% 할인된 5,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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