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모 Osmo> 금속 공기주입식 막, 선풍기 지름 6m. 2014

 10월은 ‘축제의 달’이다. 수확의 계절, 지역 곳곳에서 축제와 박람회, 전시회가 열린다.

과학의 도시 대전에서는 과학기술도시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격년으로 국제 과학예술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대전시립미술관의 ‘프로젝트대전 2016: 코스모스’가 그 주인공으로 나섰다.

과학예술융복합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대전 2016’의 주제는 ‘우주’다. 인간의 상상과 꿈에 대한 무한한 신비를 간직한 우주는 인간의 기원과 진보, 생명에 대한 놀랄만한 과학적 사실과 발견을 보여준다.

우주의 기원과 생명에 대한 발견에서 과학예술은 인간, 자연에 대한 인식의 과잉, 그리고 결핍의 상황을 넘어서 과학적 이해의 바탕 위에 예술적 상상과 창의를 실천한다. 바로 ‘프로젝트대전’이 지향하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다.

프로젝트대전 2016은 우주(코스모스)라는 주제로 미지의 세계, 즉 과학이 우주에 도전했던 영역 ‘우주역사, 우주 시그널, 행성탐험, 우주와 공간, 물질로서의 우주, 우주 그 이후’에 대한 탐색들로 시작된다.

한국, 호주, 독일, 미국 등 8개국 14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설치작품 총 28점과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우주란 무엇인가?’, ‘우주를 인식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이 시작된다. 문명의 혼돈, 전쟁, 이념분쟁, 인간의 타락을 노아의 방주에 투영해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양면성을 빛의 공간으로 표현한 설치 작품과 초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우주가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충분히 고민했다면 우주가 우리에게 보내는 시그널을 만날 차례다. 많은 과학자들은 지금도 우주 공간에서 밀려오는 우주 잡음 중 외계지적생명체가 보냈을 지도 모르는 신호를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것은 많은 예술작품의 영감이 된다. 불가사의하고 비가시적인 기류를 탐험하기 위한 설치작품이 과학자도, 예술가도 아닌 우리가 우주 잡음을 느껴볼 수 있게 도와준다.

다음은 우리가 우주로 나갈 차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계의 신비를 풀기 위해서는 ‘기술’과 ‘호기심’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이 상상력을 기반으로 쓴 17세기의 책 ‘달세계의 인간’에 많은 영감을 얻어 우주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는 나사가 제공한 3,000여 개의 별과 행성 자료, 별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리는 작가가 창조한 우주 안으로 들어가 내부에 투영된 우주를 자유롭게 체험하고 서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우주를 모두 체험했다면 우주의 기원과 지구의 미래를 다양하게 탐색할 시간이다. 지구 종말과 그 후의 미래 시대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난다.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광선을 통해 어두운 공간을 천천히 보여준다. 보호마스크를 쓰고 작가가 창조한 미래로 입장하면 우리는 수 만개의 파편들로 이루어진 일시적 소우주의 증언자가 된다.

▲ <세상의 저 편 El Fin del Mundo> HD 필름, 13분 54초. 2012

 

우주에 관한 이 전시를 둘러보고 나면 숙연한 기분마저 든다. 광활한 우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지구가 종말한 후에는 무엇이 남게 될지 생각하다 보면 현실에서 부딪힌 문제를 잠시 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전시립미술관 11월 20일까지. 정부청사역 3번 출구 도보 20분. 관람료 8,000원, 국가유공자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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