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참전국 청소년 대장정에 참가한 참전유공자 후손들이 독도를 찾아 ‘대한민국 사랑’을 확인했다.

지난 6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이곳에서는 국내에 유학 중인 유엔참전국 학생과 국내 참전유공자 후손 65명이 ‘유엔참전국 청소년 대한민국 대장정’ 발대식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 행사는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왔던 참전국 후손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준비됐다.

첫날 첫 방문지는 강원도 양구 DMZ로부터 3킬로미터 후방이면서 우리나라 최전선의 중간 꼭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두타연이었다. ‘삶의 걱정을 떨치고 욕심을 버린다’는 뜻을 가진 두타연은 6·25전쟁 당시 고지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졌던 피의능선 전투, 도솔산 전투 등이 발발했던 안보현장이다. 대장정 일행은 먼저 6·25전쟁에서 희생된 2만 5,000여 명의 전사자들이 잠들어 있는 양구전투위령비 앞에서 그들의 넋을 기리고 감사의 묵념을 올렸다. 지금 이들이 전몰장병께 드리는 묵념은 앞으로 통일을 이루는 그날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힘으로 느껴졌다.

이어서 이곳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전후세대가 통일을 염원하는 뜻에서 만들었다는 조각공원 견학, 분단국가에서나 가능한 모형지뢰, 크레모아 등의 폭발 절차와 폭음 등도 직접 체험했다. 특히 전쟁의 상처가 만들어낸 이곳이지만 남북생태계와 동북생태계가 마주치는 아름답고 숨 막히도록 맑은 계곡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숨어있다는 점에서 전쟁과 평화의 아이러니처럼 다가왔다.

2일차는 독도를 탐방하는 날. 일기예보는 남부지방 및 서울에서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했으나 이곳 날씨는 매우 맑고, 배도 순항했다. 울릉도를 경유해 독도를 향하는 배안에서 끝없이 펼쳐진 동해의 수평선이 나타났다. 배가 독도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은 박수와 태극기를 손에 들고 흔들었고, 학생들은 어깨에 태극기를 걸치고 환호했다.

그날 저녁 프로그램에는 필자의 나라사랑 교육이 들어있었다. 필자는 강연에서 독도가 왜 대한민국의 영토인지를 지리적, 역사적 사실과 일본 스스로 발간한 정부발행 문서와 민간 출판사에서 제작한 각종 지도 등의 입증 자료를 가지고 설명했다.

대장정 마지막 4일차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는 날이다. 아침엔 화창하던 날씨가 우리 일행이 도착하니 가랑비를 뿌렸다.

유엔기념공원 견학 마지막 시간에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전몰장병들에 대한 헌화하고 참배했다. 전몰장병에 대한 연주가 울려 퍼지자 비는 굵은 빗방울이 되어 더욱 세차게 내렸다. 참배가 끝나자마자 대장정 일행은 헌화대 앞에서 손과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우리 함께 대한민국의 통일을 향해 나아가자는 무언의 굳은 약속을 했다. 참으로 감격의 순간이었다.

유엔참전국 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맞잡은 손을 보면서 “한국전쟁에 참여했거나 목격한 세대들이 사라진다면 6·25전쟁의 참상도 잊혀질 것 아닌가. 이 맞잡은 손이야말로 전쟁을 겪지 않은 세계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함께 유대를 나누는 생생한 경험이자 출발”이라고 생각했다.

행사를 마치는 해단식 소감발표 시간에 터키의 한데 양이 “대장정과정을 통해 형제국의 발전상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죽는 순간까지 대한민국을 사랑할 것이고, 앞으로 민간외교 사절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얘기해 큰 박수를 받았다. 대장정은 그렇게 모두를 뜨겁게 하나로 만들고 마무리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원술 국가보훈처 나라사랑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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